[독자발언대]강요가 아닌 설득을 원한다
[독자발언대]강요가 아닌 설득을 원한다
  • 서성희
  • 승인 2012.04.04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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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부민캠퍼스 1층 도서관 옆 입구에서 총학생회의 홍보활동을 보았다. 학생총회와 반값등록금 투쟁에 참여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설득이 아니라 선동이었고, 외침이 아니라 소음이었다. 바로 옆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얼마나 짜증을 냈을지 불 보듯 뻔했다. 부민캠퍼스의 학생들은 총학생회를 투명인간 취급했고, 그들의 목소리는 건물 사이에서만 메아리칠 뿐이었다.

최근 캠퍼스마다 반값등록금 시위 홍보로 수많은 전단과 인력이 배치되고 있다. 이미 총학생회장의 3보1배와 전단 배포 등으로 대부분의 학우가 총학생회의 반값등록금을 위한 노력을 알게 됐다. 분명 총학생회의 취지는 훌륭하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거짓도 없고, 학생들의 요구와 생각은 무시한 채 학교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허울뿐인 집단도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왜 이런 노력이 학우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느냐는 점이다.

문제는 총학생회의 지나친 선동이다. 총학생회의 태도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학교가 투쟁의 대상인지 대화의 대상인지 헷갈리게 한다. 우리는 학교와 우리의 현실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 그러나 교문 앞에서 학생들을 선동하고, 집단 집회를 방불케 하는 학생총회를 여는 것은 이견 조율이 아닌 단순한 싸움에 그칠 뿐이다.

또한, 감성이 결핍된 단순한 일차원적 홍보는 학우들의 공감을 얻어내지 못한다. 지난달 22일에 진행된 학생총회를 알리는 벽보에서도 학생들의 공감을 얻어낼 만한 문구는 보이지 않았다. 학교를 사랑하면 참여하라니, 이건 공감이 아니라 강요에 가깝다. 게다가 총장직선제를 언급함으로써 학생들을 걱정하는 마음보단 정치적인 색깔만 짙어지는 꼴이 되어, 대다수 학생들과는 더 멀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세 번째로, 실현 불가능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총학생회의 말에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이 빠져있다. 예를 들어, 반값등록금 요구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계획이나 등록금 인하를 위한 구체적 방안 등은 안중에도 없다. 단순히 학생총회에 참석해 달라는 외침만 있었을 뿐이다. 신뢰와 설득이 없는 주장은 억지일 뿐이다.

총학생회의 눈물겨운 노력에는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총학생회의 노력이 담긴 전단이 왜 쓰레기통으로 직결되고 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념뿐인 외침은 소음에 지나지 않는다. 총학생회는 단순한 집회나 농성보다는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책을 가지고 학생 전체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제시해야 한다. 우리는 학교와 싸우는 것이 아닌 학생들의 요구를 전달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총학생회를 원한다.

국제무역학 4 김보영 

<외부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동아대학보 제1094호 2012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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