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어드립니다]지하철 숙면? 명당부터 잡아라!
[긁어드립니다]지하철 숙면? 명당부터 잡아라!
  • 서성희
  • 승인 2012.06.08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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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어떻게 하면 지하철에서 편히 잘 수 있나요? - 강동균(국어국문학 1)


파릇파릇한 질문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12학번 새내기 학우다. 이제 막 대학생활을 시작했으니 얼마나 바쁘겠는가? 선배와 함께하는 술자리, 동기들과의 술자리, 과 행사 후 이어지는 질펀한 술자리까지. 하루에 술 한 잔은 반드시 마셔야 한다는 '일주일(日酒一)' 사이클에, 심지어 통학거리까지 멀다니. 지칠 만도 하다. '지하철에서 자는 법'과 '편하게 자는 법'은 알아도 '지하철'에서 '편하게 자는 법'이라. 쉽지 않다.

기자는 초량역 9번 출구 부근을 지역기반으로 한다. 부민캠퍼스까지 지하철로 10분이면 충분하기에 이런 고민을 해볼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양산 - 승학캠퍼스 통학 3년차 '쪽잠의 달인' 김무엽 기자에게 물어봤다. 김 기자는 "난 입구 바로 옆 손잡이 있는 가장자리에 앉아서 가방을 안고 벽에 머리 기대고 자는데? 아, 그런데 그쪽 벽면에 광고물 철판이 있어서 나처럼 키 큰 사람은 머리에 닿더라"며 느닷없이 자신의 키를 자랑했다. 별다른 묘안이 없어 보여 기자가 직접 지하철을 타고 방법을 찾아 봤다.

잠은 총 4단계로 나뉜다. 1·2단계는 수면 초기단계로 얕은 잠, 3·4단계는 깊은 잠이다. 지하철 쪽잠은 1·2단계로 정상적인 잠에 비해 충분한 피로를 풀어주지 못한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어딘가에 머리를 기대는 것이다. 기대는 것은 어깨나 목 결림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국제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목은 머리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데 약간만 기울어져도 머리무게의 5배 이상의 하중을 부담하게 된다. 고개를 숙이고 졸다 보면 당연히 목에 무리가 가게 되며, 급정차로 고개가 젖혀지는 등 갑작스런 충격을 받을 경우에는 목 디스크 등의 질환까지 유발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에게 기대어 자는 것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좋겠지만, 기댈 사람 없는 솔로라면 김 기자의 말대로 손잡이가 있는 입구 옆자리를 노리는 수밖에 없다.

열차의 한쪽 벽에는 긴 좌석이 두 개(노약자석 제외) 있다. 벽면에는 길고 큰 창문이 두 개씩 총 네 개가 있다. 창문 앞자리는 움푹 들어가 있기 때문에 머리를 기댈 곳이 없다. 끝에서 세 번째 자리부터 창문이 시작되니 최대한 피하자. 입구 옆 가장자리는 손잡이에 어깨를 기대거나 뒤 벽면에 머리를 기댈 수 있어 최고의 명당이다. 여기에서는 당신이 원하는 포즈로 잠을 취할 수 있다. 그 옆자리도 머리를 벽면에 기댈 수 있어 좋다. 주의해야 할 것은, 문이 자주 열리는 방향의 자리는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문이 자주 열리는 방향에 앉으면 오르내리는 사람들과 문 열리는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깰 확률이 높다. 이 점을 명심하자.

지금까지 피해야 할 자리와 명당을 알아보았으나 현실은 이론과 꽤 거리가 있다. 명당은 말 그대로 명당, 모든 이들이 매의 눈으로 그 명당자리를 노리고 있으니 당신이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은 극도로 낮다. 지하철이 모 침대처럼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선사할 것이란 기대는 애초부터 과욕인 것이다.

지친 당신의 몸에 행복을 선사하고자 한다면! 지하철 쪽잠 보다는 일찍 귀가하여 개운하게 씻은 뒤, 낮은 베개를 베고 높은 베개위에 두 다리를 올려두고 편안한 마음으로 잠에 드는 것은 어떨까? 유명한 광고카피가 떠오른다. "잠이 보약입니다."

여다정 기자
hakbodj@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96호 2012년 6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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