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한림생활관 입사 지원 시 자신이 아침형 인간인지 저녁형 인간인지 선택해야 하는데, 이게 방 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 김성호(사회학 1) 학생
일러스트레이션 = 권화진 기자
기자는 부산 토박이다. 매일 버스를 이용해 통학하다 보니 기숙사에 관심을 가질 일이 별로 없었다. 이 질문을 받고 한림생활관 입사지원서를 살펴보니 지원자는 학과, 학번, 연락처 등 기본적인 인적사항 외에도 '아침형'과 '저녁형'의 주 활동시간을 기입하게 돼 있다. 대체 기숙사 입사에 활동시간 구분이 왜 필요한 걸까?
한림생활관 승학관 생활 반년 차 김고은(문예창작학 1) 학생에게 물어봤다. 그녀는 "아침형을 선택한 사람은 햇빛이 잘 드는 방에, 저녁형을 선택한 사람은 음지에 있는 방에 배정해 주려고 그러는 것"이라며 "나는 지원할 때 저녁형을 선택해서 내 방에는 햇빛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다"며 투덜거렸다.
제법 그럴싸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사실 확인을 위해 한림생활관을 찾았다. 한림생활관 행정지원실에서는 이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소리"라고 딱 잘라 해명했다. 권영준 담당자는 "방을 함께 쓰는 사생들끼리 생활패턴이 맞지 않으면 그들 사이에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같은 유형끼리 방을 쓰도록 하는 것일 뿐, 방의 위치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밤늦게까지 활동하다 새벽녘에야 잠드는 저녁형 인간과 아침 일찍부터 분주히 움직이는 아침형 인간은 서로에게 민폐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런데 이때, 한림생활관 승학관에 거주하고 있는 본지 박유정 기자가 의문을 제기했다. 자신은 아침형이지만 룸메이트는 저녁형이라는 것. 박 기자의 경우에 대해 권영준 담당자는 "원래 아침형 사생과 저녁형 사생이 한 방에 배정되는 일은 거의 없다"며 "두 유형의 사생 수가 짝수로 딱 맞아 떨어지지 않을 때에만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일"이라고 답변했다. 안타깝지만 박 기자는 아주 운이 없는 경우인 셈이다.
이외에도 기숙사 입사지원서에는 흡연 여부, 종교, 동아리 활동 등에 대해 기입하는 공간이 있다. 흡연 여부는 활동시간 구분과 마찬가지로 사생들끼리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 배정 시 흡연자는 흡연자끼리, 비흡연자는 비흡연자끼리 묶어 주기 위함이다. 혹자는 흡연자가 사생 선발에 불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사생은 흡연 여부와는 상관없이 직전 학기 성적순으로 선발된다. 괜히 담배 탓으로 돌리지 말고 좀 더 학업에 열중하자. 그 외에 출신 고등학교와 종교, 동아리활동 등의 기타사항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필수 기입사항이 아니니 빈칸으로 제출해도 된다.
주 활동시간 구분은 사생들끼리의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한림생활관의 배려다. 만일 박 기자처럼 다른 유형의 룸메이트를 만나게 될지라도 사소한 문제로 얼굴 붉히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서로를 배려해주자.
임수아 기자
hakbosua@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97호 2012년 9월 3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