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어드립니다]여자화장실 비상벨의 비밀
[긁어드립니다]여자화장실 비상벨의 비밀
  • 서성희
  • 승인 2012.11.14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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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여자화장실에 설치된 비상벨을 누르면 어떻게 되나요? 경찰이 출동하나요?

- 이보화(행정학 2) 학생

 

우리 대학교 여자화장실을 이용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칸막이 안에 설치된 비상벨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이 비상벨은 여자화장실에서 종종 일어나는 성추행 사건에 대비해 마련된 경보장치다. 하지만 비상벨에 대해 알려진 바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뭇 학생들 사이에서는 비상벨을 누르면 경찰이 출동한다느니, 직원들이 달려온다느니 논쟁이 벌어지곤 한다. 이런 학생들을 대신해 이보화 학생이 질문을 던졌다. "벨을 누르면 누가 출동하는지, 또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궁금해요."

궁금증 해결에 앞서 비상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건설과를 찾았다. 우리 대학이 처음 비상벨을 설치한 때는 지난 2007년으로, 학생들의 민원에 의한 화장실 환경개선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학내 전기시설을 총괄하고 있는 건설과 추동식 반장은 "처음 인문과학대학에 비상벨을 시범 설치했으며, 그 후 총여학생회와 각 대학의 요구에 따라 건물별로 비상벨을 차례대로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비상벨 설치작업은 드디어 올해 완료돼 구덕, 부민, 승학의 모든 여자화장실에서 비상벨을 볼 수 있게 됐다.

기자는 이보화 학생의 궁금증을 풀어주고자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실제로 비상벨을 누른 다음 숨어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보면 간단하겠지만 취재를 이유로 다른 사람들을 고생시킬 수가 없어 우선 학생복지과를 찾았다. 학생복지과에서는 "비상벨을 누르면 경보음이 크게 울리는데 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사고가 일어났음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이 비상벨은 자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 여학생이 인문대 9층 여자화장실에 남자가 숨어 있음을 인지한 후 비상벨을 눌렀고, 경보음을 들은 학생복지과 직원이 범인을 잡아 경찰에 넘긴 것이다.

하지만 비상벨이 울린다고 매번 직원이 출동하지는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18일 사회과학대학 5층 여자화장실에 있던 한 여학생이 실수로 비상벨을 눌러 경보음이 크게 울렸다. 그러나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은 "경보음이 3~4분가량 크게 울렸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취재 결과, 비상벨이 경비실이나 당직실로 연결되는 곳은 △인문대 △종합강의동 로비 △부민캠퍼스 동아리방의 여자화장실이 전부였다. 이에 대해 학생복지과에서는 "범인이 경보음 소리에 놀라서 범행을 그치도록 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라며 "비상벨이 울린다고 해서 특정 직원이 출동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의문을 해결한 이보화 학생은 "범인들이 이 사실을 알고 벨이 울려도 도망가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고 염려했다. 결국 해결책은 주변 학생들의 관심이다. 비상벨이 울릴 때마다 관심을 갖고 나서는 학우들이 많을수록 불미스러운 사건은 점점 줄어들 지 않을까.

최정아 기자
hakboaj@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99호 2012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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