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정신 새로고침 - 부산 밥퍼나눔운동 급식봉사 체험
봉사정신 새로고침 - 부산 밥퍼나눔운동 급식봉사 체험
  • 이성미
  • 승인 2010.09.08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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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박준영 기자(왼쪽)가 배식을 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전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부산 시청 뒤편 녹음광장에서 열린 '밥퍼나눔운동' 급식자원봉사활동을 체험했다.

'부산밥퍼나눔운동본부'는 2004년부터 노숙인 및 빈곤계층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해왔다. 해운대, 부산진, 시청 등에서 매주 진행되고 있는 이 활동은 국가나 부산시의 지원 없이 오직 자원봉사자들의 후원만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오전 10시, 녹음광장은 이미 무료급식을 받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켠에는 단체봉사자부터 개인봉사자, 가족봉사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밥퍼' 활동에 참가한 봉사자들이 모여 있었다.

자원 봉사자들은 10분가량 오리엔테이션을 받은 후 팀을 나눠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봉사활동이 시작된다. 한 팀이 식사할 공간을 마련하고 의자와 테이블을 준비하는 동안 다른 한 팀은 어르신들을 차례로 줄을 세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여기서 만일의 사태란 어르신들이 서로 먼저 자리에 앉기 위해 다툼이 생기는 등 질서가 흐트러졌을 시 발생하는 미연의 사고를 말한다. 하지만 올해로 7년째 계속되어 왔던 덕분일까. 광장은 다행히 질서정연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줄 서 있는 어르신들의 더위에 지친 모습을 보자 기자는 마음이 조급해져 준비를 서둘렀다.

준비가 끝난 후 어르신들을 자리까지 안내하면 봉사자들은 다시 분주해진다. 한 켠에 마련된 배식소에서 배식이 시작되고 한 분 한 분에게 식사를 가져다 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자리에 앉은 순서대로 "맛있게 드세요"라고 말하며 식사를 가져다 드리면 어르신들은 밝은 표정으로 식사를 한다.




사진 : 광장에 어르신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배식을 하던 중, 문득 광장을 둘러보았다. 봉사자와 어르신들로 북적북적한 광장이 훈훈한 광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한 사람의 따뜻한 마음으로 시작된 이 봉사가 이렇게 매주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이 놀라웠다.

봉사자들의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던 할머니께 다가가 "할머니, 대학생들이 매주 봉사하는 거 보면 어떠세요"라고 묻자 "다 내 손주같고 그래서 그저 고맙지 뭐"라며 미소 짓는다.

식사를 다 마친 할아버지께 다가가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묻자 허허허 웃으며 "이 더운 날 봉사자들 일하는 거 보면 밥 한 톨도 남기기 아깝다"면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섬김과 나눔'의 밥퍼

기자가 이 현장에서 놀란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우리 주위엔 생각보다 훨씬 많은 독거노인과 노숙인이 있다는 것. 또 그러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모인 사람도 수없이 많다는 것. 하루가 멀다하고 반인륜적인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요즘, 한 켠에서는 스스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마지막 배식활동까지 다 끝낸 후 부산밥퍼나눔운동본부 관계자를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눴다. 이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자 "밥퍼의 정신은 '섬김과 나눔'이고 나누는 것은 우리 사회를 풍요롭게 하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밥퍼 활동이 늘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다. 관계자는 "후원자들의 후원만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이다 보니 재정적으로 어려울 때도 많았다"고 한다. 또 "매달 둘째, 넷째 주에 중·고생들이 오지만 대부분 어린 학생들의 시간 떼우기식 봉사"라는 것을 아쉬워했다. 대학생들의 참여에 대해 묻자 "부산의 많은 대학이 이미 참여하고 있지만 동아대는 아직 없다"고 해 기자를 머쓱하게 했다.



사진 : 식사가 끝난 후 자원봉사자들이 분주하게 설거지를 하고 있다.


배식이 모두 끝난 후 기자는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봉사 후 먹는 밥은 꿀맛이었다. 식사 중 밥퍼 봉사활동을 하는 경성대 금융동아리 학생들과 대화를 나눠봤다. 그들은 "선배를 따라와 본 후 보람도 느끼고 좋아서 계속 오게 됐는데 학교까지 알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며 웃는다. 동의대, 경성대, 부경대 등 이미 부산의 많은 대학들이 밥퍼 활동에 참여하며 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있다.

오후 1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다시 고요하고 평화로운 광장. 그리고 아직 자리를 뜨지 않고 곳곳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는 어르신들. 밥퍼 활동의 후원자가 더 많아져서 어르신들에게 더 자주 식사를 대접하게 되는 날을 상상하면서 집으로 향했다.

밥퍼 활동에 참여하려면 인터넷 카페 부산밥퍼나눔공동체(http://cafe.daum.net/busanbaffer)에 가입한 후 자원봉사 신청서 및 회원가입서를 함께 제출하면 된다. 문의는 ☎051-756-1365.

다음 밥퍼 활동에 참가할 때는 우리 대학교 학생들도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박준영 기자
hakbojyp@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81호(2010년 9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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