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없는 손길, 병원 봉사의 현장 - 세양병원 일일 봉사활동 체험
멈출 수 없는 손길, 병원 봉사의 현장 - 세양병원 일일 봉사활동 체험
  • 이성미
  • 승인 2011.03.09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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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민 기자가 붕대를 감고 있다.


▲ 세양병원 간호사들이 환자들의 차트를 살피고 있다.


▲ 팔에 깁스를 한 환자가 식사를 하고 있다.

'하얀거탑' 같은 의학드라마 속 병원은 엄숙하면서도 속도감이 있다. 급박한 병원현장의 모습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긴장하는 동시에 왠지 모를 동경심을 갖게 한다. 그 기억을 매개로 '병원 봉사활동' 현장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13일, 하단오거리에 위치해 있는 세양병원에 찾아가게 되었다. 병원에 도착하자 접수처에는 오후 1시부터 시작하는 봉사 활동자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기자와 함께 봉사를 하게 된 이들은 여학생 3명과 남학생 1명이었다.

생애 첫 봉사활동이었기에 간호사실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이것저것 두리번거리던 기자는 능숙하게 무언가를 하고 있는 남학생을 발견했다.

바로 차성용(해동고 2) 군이었다. 벌써 이 병원만 6번째인 학생은 "4시간 동안 책임감을 갖고 특정한 일을 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뿌듯하게 생각한다"며 붕대를 감고 있었다. 이 병원 뿐 아니라 다른 병원에서도 격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시간이 있을 때 이렇게 다양한 체험을 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며 붕대를 건넸다.

기자에게 내려진 첫 임무는 '붕대감기'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듯한 붕대를 찬찬히 감으며 왜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는지에 대해 조심히 묻자, 차성용 학생은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다양한 체험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며 비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그 많던 붕대들을 동그란 모양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 붕대들도 몸을 다친 누군가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쓰이겠지'라는 생각을 하니 소박한 일일지 몰라도 뭔가 모를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병원 물품 체크였다. 병원 내 TV, 컴퓨터 등 각종 기자재들의 수를 세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었다. 힘든 일은 아니었지만 병실이 많았기 때문에 삼성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임여진, 신소정, 윤혜리 학생과 함께했다.

여자가 셋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했던가. 여고생 세 명이 뭉친 만큼 이것저것 물어볼 것이 많은지 대학생인 기자에게 대학생활에 관해 질문을 던진 탓에 금세 친해진 기분이 들었다. 그들은 "솔직히 처음에는 학교에서 요구하는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시작했지만, 봉사활동을 하면서 나로 인해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며 "봉사시간만을 위해 무작정 일했던 것이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다"고 말했다.

내과와 정형외과를 중심으로 하는 세양병원의 특징상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들이 많았다. 다리 혹은 팔에 깁스를 한 채로 누워 있었지만 병실 분위기가 그리 침울하지는 않았다. 한참 일을 하고 있는 기자에게 많은 환자들이 편하게 말을 걸어주었다. "처음 보는 학생이구만, 아이고 수고가 많네." 이렇게 작은 일에도 격려의 말을 전하는 환자들을 보자 가슴이 뭉클해졌다.

많은 기자재들을 다 체크하고 청소를 시작했다. 병원에서 청결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 기자는 집에서 청소하는 것보다 열심히 구석구석 청소를 했다. 미세한 세균 하나까지 몽땅 없애버리겠다는 일념 하에 청소에 집중한 결과 금세 4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애초 기대한 병원현장의 긴박한 순간이나 고급스러운 의료용어 등을 접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기자가 체험한 병원에서의 작은 봉사활동을 통해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이들의 마음을 알게 됐으며  작은 실천을 통해 조금이나마 환자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뿌듯함을 느끼게 되었다. '봉사'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이정민 기자
dongajm@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85호 (2011. 03. 7)

Tip  병원봉사활동 신청방법
최근 정부에서 전국의 봉사활동 사이트를 통합하여 일명 1365자원봉사포털사이트를 개설했다.
모집중인 봉사활동과 자원봉사활동수기, 봉사활동 확인서 발급 등 국내 봉사활동의 모든 것이 이 사이트에 담겨있다.
(
www.1365.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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