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초코소라빵을 찾아라!
추억의 초코소라빵을 찾아라!
  • 서성희
  • 승인 2012.05.10 1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달달함의 신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 빵을 주목하시라! 초코칩이 박혀있다든가 초콜릿이 겉에 발린 그저 그런 빵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소라껍데기처럼 돌돌 말린 삼각기둥 모양의 빵 속에 초코크림이 듬뿍 들어 있다. 이름하여 '초코소라빵'이다.

오랜만에 초코소라빵을 찾아 동네빵집으로 향한 기자는 당황을 금치 못했다. 동네빵집이 있던 자리에 대형 프랜차이즈 제빵업체가 떡하니 있는 것이다. "동네빵집 다 죽게 생겼다, 이놈들아!" 기자는 눈물을 훔치며 발길을 돌렸다.

결국 초코소라빵을 잊지 못해 상사병이 난 기자는 즉시 초코소라빵 수배령을 내렸다. 그러자 한 친구 녀석이 '파바'에서 초코소라빵을 판다며 사온 것이 아닌가. 포장지를 뜯으려는 순간, 다른 친구가 가방에서 '뚜레'의 초코소라빵을 꺼내들며 말했다. "훗, 파바와 뚜레의 대결인가?"

두 빵은 모양과 크기가 비슷했다. 파바 00원, 뚜레 1200원. 같은 빵을 400원 더 비싸게 받는 뚜레의 패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포장지에 '오늘 매장에서 직접 만든 제품입니다. 오늘 안에 드시면 더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러고 보니 빵이 탱탱하고 신선해보였다. 기분 탓인가? 아니다. 포장지를 뜯어보니 빵에 윤기가 흐르고 쫄깃하기까지 했다. 반면, 파바의 초코소라빵은 공장에서 만들어져 완제품 형태로 매장에 배달된다. 포장지에는 유통기한이 적혀 있었다. 가격에서 우위인 파바가 방심하는 순간, 빵의 쫄깃함으로 레프트훅을 날리는 뚜레였다. 1라운드에서는 뚜레의 우세.

2라운드는 초코크림 대결! 파바의 크림은 진갈색이고, 뚜레는 검은색이었다. 뚜레가 훨씬 달 것이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뚜레에서는 슈크림의 맛이 느껴졌다. 파바는 진한 초코 맛이 났다. "암, 이래야 내 초코소라빵 답지!" 강력한 어퍼컷을 날린 파바, 속수무책으로 당한 뚜레. 2라운드 초코크림에서는 파바가 우세했다.

3라운드는 소비자 반응이다. 파바의 홈페이지 평가란에는 "천국의 맛, 파바에서 제일 좋아하는 빵"이라는 극찬을 시작으로 "어린 시절 자전거 태워주시던 아버지 등 뒤에서 먹었던 맛이다"는 감성적인 평까지 소비자들의 찬사가 한가득 달려있었다. 뚜레의 홈페이지 '맛있는 제품한마디'란도 칭찬일색이었다. 3라운드 댓글평가까지 난타전을 벌인 파바와 뚜레. 접전 끝에 결국 무승부로 마무리되었다.

파바와 뚜레 두 빵 모두 훌륭했다. 그러나 동네빵집에서 먹었던 초코소라빵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두 친구가 들으면 서운해 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상사병이 완치될 것 같지는 않다. 거대자본이 대체할 수 없는 소박한 동네빵집의 추억, 고사리 같은 두 손으로 감싸 쥐고 먹었던 어린 시절의 향수를 어찌 완벽히 재현할 수 있으랴. 

여다정 기자
hakbodj@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95호 2012년 5월 7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대로550번길 37 (하단동) 동아대학교 교수회관 지하 1층
  • 대표전화 : 051)200-6230~1
  • 팩스 : 051)200-62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영성
  • 명칭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제호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이해우
  • 편집인 : 권영성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