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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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님
  • 승인 2012.06.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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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른 vs 다이레놀〉


몇 주 전 중간고사를 끝낸 A 학생은 현재 '과제고사'를 치르고 있다. 그러나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몇 주 남지 않은 기말고사 소식에 A의 멘탈은 붕괴되기 직전이다. 평소 튼튼하다고 자부했던 몸이었지만 막상 공부를 시작하려니 으슬으슬 아파온다. 스트레스성 두통인가 보다. 학점관리에 앞서 건강관리부터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A 학생. A는 비상약 상자에서 진통제인 '아스피른(이하 아스)'과 '다이레놀(이하 레놀)'을 집어 들었다.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몰라 '약품상세설명서'를 찬찬히 살펴보았으나 화학용어가 너무 많이 등장한다. 아세틸기, 살리실산 유도제, 아세트아미노펜…. 포기다. A는 과연 어떤 약을 선택해야 할까?

우선 아스와 레놀은 둘 다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의사의 처방 없이도 누구나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두 약은 진통제로서 두통, 근육통, 치통 등 다양한 증상에 처방할 수 있는 '만능' 의약품이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아세틸살리실산'이라는 본명을 지닌 아스는 1899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반면 레놀은 1950년대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 태어났다. 아스와 레놀은 처방에 있어서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아스는 장기 복용 시 위궤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위가 좋지 않은 사람은 복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반면 레놀은 장기 복용 시 간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간이 약한 사람은 아스를 선택하는 편이 낫다. 또한 레놀에는 염증을 완화시켜주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염증을 동반한 통증이 있을 시에는 아스를 복용해야 한다.

지금까지 두 약의 공통점과 차이점 등을 알아 본 A. 다음으로 그는 두 약의 '효능'을 검증해 보기로 했다. 평소 두통약을 항상 가지고 다니는 친구 B를 찾아가 보았다. B가 말하길, 아스는 머리 아픈 건 빨리 낫지만 복용 후 속이 아프고, 레놀은 속이 아픈 등의 부작용은 없지만 두통이 완화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A는 이제 마지막으로 조금 무모하지만 '맛'이 어떤지 실험해 보기로 했다. 우선 동그랗게 생긴 아스를 반으로 쪼개 한 입 씹어 봤다. 의외로 매우 시다. 비타민C를 농축시켜 놓은 듯하다. 다음으로 레놀이다. 반으로 쪼개 씹는 순간 느낌이 안 좋다. 흡사 소태를 삼킨 듯하다. 삼켜 넘기려는 순간 너무도 쓴 레놀 가루들이 식도 곳곳에 안착해 A를 괴롭힌다. 레놀을 먹으려거든 반드시 물과 함께 마셔라. 맛이 어떤지 궁금해 하지도 마라! 레놀은 절대 씹어 먹으면 아니아니 아니되오!

긴 시간에 걸쳐 두 약을 비교해 본 A. 그러나 그는 결국 어느 약도 복용할 수 없었다. 아스와 레놀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복용 시 주의 사항' 때문이었다. '매일 3잔 이상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은 반드시 의사, 약사와 상의하세요. 간질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A는 약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새롭게 다짐했다. "일단은 술부터 끊자!"

장혜정 기자
hakbohj@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96호 2012년 6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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