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투 더 북] 미래, 상상 아닌 창조
[티켓 투 더 북] 미래, 상상 아닌 창조
  • 이슬기 기자
  • 승인 2012.11.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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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타임머신이 없는 한, 미래를 보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여기 미래를 본 이야기꾼 두 사람이 있다. 필립 K. 딕과 아이작 아시모프다. 공상과학소설계에서 빠질 수 없는 두 사람의 작품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필립 딕의 「토탈리콜」과 「마이너리티 리포트」, 아시모프의 「아이, 로봇」등은 헐리웃 감독들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필립 딕과 아시모프, 그들이 상상한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1950년 아이작 아시모프가 펴낸 연작소설집 『아이, 로봇』은 당시만 해도 추상적이던 로봇 개념을 구체화시킨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작품에서 제시한 '로봇 3원칙'은 로봇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유명세를 탔다. 아시모프는 문명과 이성이 승리한다고 믿은 낙천적 세계관의 소유자로, 이러한 세계관은 창작의 토대가 됐다. 그는 작품 속에서 로봇을 감정적 존재로 표현함으로써 단지 편리함을 주는 도구적 존재가 아닌 인류와 공존하는 동반자로 로봇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인간들은 필요에 따라 로봇을 생산하기도, 파괴하기도 하는 차가운 존재로 등장한다. 죄의식 없이 로봇을 버리는 무정한 인간의 모습은 인류를 위해 헌신하는 로봇과 극명히 대비된다. 아시모프는 인간의 이기심을 철저히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필립 K. 딕이 보는 미래는 다소 암울하다. 그는 아시모프와는 달리 기계문명에 점령당한 인간 세계를 주 배경으로 삼았다. 인간의 자아 정체성을 집요하게 탐구했던 딕은 자신이 엮은 단편집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통해 극도로 발전한 기계문명 속에서 정체성을 고민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 딕의 작품에는 철학적이고 실존적인 메시지가 주를 이룬다. 예를 들어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앤더튼은 자신이 만든 범죄예고 시스템이 자신을 살인자라고 지목하자 혼란을 느낀다. 작가는 기계문명의 지배하에 있는 앤더튼을 통해 자신의 신념을 위해 기계에 저항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딕은 발전하는 과학 기술보다 그 속에서 혼동하는 인간의 모습을 주로 그렸는데 이는 다른 작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라구요!」에서는 복제 인간의 출현으로 인해 인간의 본질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인물이, 「스위블」에서는 자율성을 잃고 기계에 의해 조작된 감정과 생각을 가지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은 단순히 작가에 의해 만들어진 인물 같지 않다. 인간의 심리를 첨예하게 그려낸 그의 글을 읽노라면 마치 우리의 미래상을 대면하는 듯하다.

공상과학소설의 기반을 닦은 두 작가가 제시하는 미래는 대조적이다. 기계의 지배하에 살게 될 것인가, 아니면 인간의 지나친 욕망을 경계하고 기계와 공존하며 살 것인가. 두 사람의 작품만으로는 뚜렷한 답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경영학자이자 작가인 피터 드러커는 말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미래는 결국 오늘을 사는 우리가 만들어갈 '내일'이다. 우리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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