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투 더 북] 낭만 속 철학의 미학
[티켓 투 더 북] 낭만 속 철학의 미학
  • 박경현 기자
  • 승인 2011.09.05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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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주의의 절정을 보여준 19세기는 '러시아 문학의 황금시대'라 불린다. 여름방학 동안 낭만을 찾아 해변으로 나서봤지만 별 볼일 없이 가을을 맞이하게 된 당신을 위해 러시아의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문호들의 작품을 추천한다.

도스토예프스키와 함께 러시아의 3대 문호로 꼽히는 이반 투르게네프, 톨스토이의 숨막히는 문체와 풍부한 기교 속에서 철학적 미학을 느껴보자.


첫사랑(Pervaya Lyubovi)


투르게네프의 대표작이자 자전적 성격의 소설인 『첫사랑』은 화려하지만 담담한 문체, 예리한 관찰력을 통한 사실적 묘사가 특징이다. 그만의 과장 없는 시적 표현은 책을 덮은 후에도 긴 여운이 남게 한다. 혹시 글을 읽으며 좋은 문장이나 표현을 노트에 적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의하시기를. 이 책을 다 베껴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 수 있다.

16세의 주인공 블라디미르는 별채에 새로 이사 온 공작의 딸 '지나이다'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마침내 블라디미르는 아름답고 교만에 가득 찬 그녀를 숭배하는 수많은 경쟁자들을 뚫고 비로소 그녀의 사랑을 얻는다. 그러던 중 그는 아버지가 채찍으로 그녀를 학대하는 등 괴롭혀왔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그녀는 학대를 받으면서도 사랑의 노예가 되어 관능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러한 장면을 목격한 그는 강렬한 첫사랑의 아픔과 불륜에 환멸을 느끼고 도망치듯 대학에 진학한다. 그리고 어느날 급작스럽게 아버지의 사망소식을 접한다. 아버지는 죽으면서 '여자의 사랑을 두려워 하라!'는 유언을 남긴다.

사랑은 유치하다. 때로는 어리석기까지 한 사랑의 감정을 투르게네프만큼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어린아이의 시각으로 본 순수한 감성이 잘 묘사된 그의 문장은 철학적 요소와 함께 독자들에게 드라마틱한 감동을 가져다준다.


톨스토이 단편선


세계적인 대문호이자 사상가로 널리 알려진 톨스토이의 단편작을 모아놓은 책이다. 톨스토이라 하면 흔히 아이들을 위한 동화작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작품의 내용이 동화라고 볼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톨스토이의 작품 속에 내포된 의미들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톨스토이가 가진 종교적인 철학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 책에서는 대부분의 작품에 신이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책은 서민들의 일상적인 삶 속에서 사랑과 우정, 책임과 의무, 희생과 부지런함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또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행복을 믿게 하는 작품을 썼다. 스스로의 괴로움 속에서 찾아낸 철학적 번뇌와 깨달음은 그의 작품 속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찰나의 순간, 찰나의 사람들 속에서 매일을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감사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그것만으로도 이 짧은 동화들이 갖는 가치는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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