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피디아] 미술품, 관객과 소통하다
[워크피디아] 미술품, 관객과 소통하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3.05.13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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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큐레이터
▲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관 이상수 씨.

큐레이터의 역사는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외로 침략과 약탈이 난무했던 로마 시대, 로마군은 약탈한 조각상이나 작품들을 창고에 두다 점차 그 양이 많아지자 손님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작품들을 진열했다. 이때 작품 목록을 만들고 작품을 보존했던 '관리자'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큐레이터의 기원이다. 학예사 또는 학예연구관이라고도 하는 큐레이터는 흔히 전시회를 기획하고 관객들에게 작품이나 전시에 대해 설명하는 사람 정도로만 알고 있지만, 사실 이는 큐레이터 업무의 일부에 불과하다.

미술관 큐레이터는 수많은 작품 중 미술사의 흐름에 맞춰 작품을 선정해 전시를 기획한다. 뿐만 아니라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작품을 수집·연구하고, 일반인이나 실무자들을 교육하는 일도 맡는다. 또한 전시회의 규모와 예산을 수립해 작가와 작품을 섭외하고 작품 포장과 운반, 보험처리까지 세세한 항목을 챙기는 것도 큐레이터의 역할이다. 한마디로 큐레이터는 전체적인 시야에서 미술관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관리해야 하는 총괄기획자다. 더 현장감 있는 정보를 알고자 미술관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큐레이터로 근무하고 있는 부산시립미술관의 이상수(55) 학예연구관을 만났다.

TV와 영화에 등장하는 큐레이터는 우아한 직업군의 대표주자다. 하지만 이상수 연구관은 큐레이터를 '물 위를 헤엄치는 백조'에 비유했다. 그는 큐레이터를 "되기도 힘들고, 되고 나서도 힘든 직업"이라 말했다. 국ㆍ공립 기관의 큐레이터는 학예연구직공무원(6급)이기 때문에 임용시험을 치러야 한다. 그러나 기관마다 학예사의 수가 한정돼 있어 결원이 생겼을 때만 채용을 한다. 이 때문에 지원 기회가 많지 않고 경쟁률도 높은 편이다. 공공기관에 들어가지 못하면 대개 지인의 소개를 통해 사설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서의 첫발을 내딛는다. 하지만 이 연구관은 "일반 화랑에서 일하는 큐레이터는 월급이 100만 원 안팎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우아하지만은 않은 현실을 이야기했다. 현재 큐레이터에 관한 자격증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박물관 및 미술관 준학예사' 자격증이 있다. 하지만 사설 기관에서나 가끔 요구할 정도로 실제 채용 시 이점이 되는 요소는 아니다. 오히려 이상수 연구관은 "학부 시절부터 꾸준히 미술작품을 관람하고 비평하며 자신만의 기준을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큐레이터를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연구할 수 있고 실제로 활용해서 자신의 생각을 펼쳐본다는 점에서는 좋은 직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 지식을 활용하는 연구직임에도 그에 해당하는 대우를 못 받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직까지 미술시장이 산업적으로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지난해 을숙도에 제2시립미술관이 착공되는 등 부산에서도 미술 저변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문화예술 소비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큐레이터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문화에 대한 담론을 즐기고 전체를 보는 눈을 가진 그대라면 큐레이터를 꿈꿔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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