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역사 공부는 취향이 아닌 필수
[데스크 칼럼] 역사 공부는 취향이 아닌 필수
  • 박근우 학보편집국장
  • 승인 2013.06.0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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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우 편집국장

 지난달 18일 TV조선과 채널A 두 종편채널은 "전라남도 도청을 점령한 시민군이 사실은 북한군"이라는 북한개입설을 들어 5.18 33주년 특집방송을 진행했다. 또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5.18민주화운동을 두고 '5.18은 폭동'이라는 역사 왜곡과 함께 5.18 희생자들을 폄하하는 글이 앞다퉈 올라온다. 언제부터 5.18민주화운동이 폭동과 혁명 사이에서 취향껏 골라잡는 '개인의 취향'이 되었을까.

1993년 김영삼정부가 들어서면서 5·18 민주화운동은 국가 차원에서 재평가됐다. 전두환정부에서의 '광주사태'는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바뀌었다. 김대중정부는 '광주민주화운동' 중 '광주'를 배제해 광범위한 시민 참여 속에 이뤄진 민중항쟁이었음을 알렸다. 이후 1997년 5월 9일에는 5월 18일이 '5.18민주화운동'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 또한 지난해에는 5.18민주화운동과 함께 5.18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물 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장 러셀 박사는 "인류문명사를 수놓았던 전 세계 민주인권 역사 중 5.18은 가장 중요한 빛나는 역사운동이고, 기록"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5.18은 '개인의 취향'으로 치부되기에는 그 의미가 너무나도 크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역사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는 것을 들었다. 우리 대학의 실정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제1085호 학보(2011. 3. 7) [정부, 국사교육 강화방안 마련-대학생들 "역사에 관심없어"] 기사에는 "우리 대학 내의 역사 관련 과목 비중은 전체 111개의 교양강좌 중 9개에 해당하는 7.14%에 불과하다"는 내용이 실렸다. 그러나 그 원인을 정부와 학교로 돌리기에는 학생 본인의 책임 또한 크다. 기사에서 한 학생은 "수능에서 국사를 선택하지 않았으며, 대학 진학 후에도 별다른 관심이 없어 몰랐다"고 인터뷰했다. 학생들에게 역사는 그저 관심의 대상 중 하나로 선택의 영역에 지나지 않는 듯 보인다.

최근에는 드라마로 역사교육을 대체하는 학생들도 늘었다. 역사적 사실보다는 로맨스와 인물을 희화화하는 데 급급한 드라마가 과연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르쳐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왜곡방송과 온라인 커뮤니티의 글들이 역사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부추기고 있는 현재,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갖지 못한 이들은 잘못된 여론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학생들의 자발적인 역사공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역사교육마저 취향에 맞춰 떠먹여줘야 하는가. 올바른 역사의식 함양은 국민으로서 갖춰야 할 필수소양이다. 떠먹여 주는 역사교육은 5.18민주화운동을 '5.18폭동'이라고 되뇌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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