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人터뷰] 일상을 빚는 도예가
[동아人터뷰] 일상을 빚는 도예가
  • 김민지 기자
  • 승인 2013.10.07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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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서운경(공예학 95학번) 동문
▲ 도예가 서운경 동문.

 황토색 주전자에 아름다운 꽃무늬가 새겨져 있다. 주전자 뚜껑에는 밧줄을 꼬아 만든 듯한 장식이 달려 있다. 주전자와 나란히 놓여 있는 찻잔은 주전자와 닮았지만 흡사 항아리 같다. 지난 5월 부산 기장군 철마면에 전시된 도예가 서운경(공예학 95학번) 동문의 작품이다. 일상생활에 예술을 담는 도예가, 서운경 동문을 만났다.

서 동문은 도예가이자 남편인 서정욱(공예학 86학번)동문과 함께 부산 기장군 기장읍 내리에서 도예 공방인 '서랑 도예'를 운영하고 있다. 서랑 도예는 부부의 성(姓)씨인 '서'씨에 행동을 함께하거나 상대로 하는 대상임을 나타내는 격조사인 '~랑'을 붙여 이름 지었다. 서랑 도예는 부부가 작업을 함께하는 공방인 동시에 수강생들에게 도예를 가르치는 곳이기도 하다. 공방의 입구에는 작품들이 즐비해 있고 안으로 들어가면 아직 도자기로 만들어지지 못한 흙이 자리해 있다. 입구만 보면 도자기를 판매하는 가게 같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예술가의 흔적이 느껴지는 공방이 나온다.

도예는 기술과 예술적인 면이 중요하다 보니 경력이 중요하다. 경력이 부족한 초창기에는 공방을 열어도 운영이 잘 되지 않아 그만두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꾸준히 경력을 쌓아 온 사람이 드물다. 이 말은 오히려 경쟁자의 수가 적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도예는 의외의 블루오션을 만들어 낸다. 힘든 초창기를 넘기자 그녀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눈에 띄게 늘었다. 그녀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그릇이 많이 쓰이는 요즘, 사람의 손으로 만든 도자기를 필요로 해주시는 분들 때문에 보람을 느낀다"며 "더 많은 분들이 찾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학생이 돼 처음 도예를 접했다. 어릴 적부터 미술을 공부하던 그녀는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공예학과를 선택하게 됐다. 처음 만든 도자기는 낯설지 않고 재미있었다. 모두가 취업의 고민에 빠져 있을 때도 그녀는 널리 도예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어서 도예가의 길을 계속 걷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서 동문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도자기를 주로 제작한다. 그런 그녀가 도자기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도자기의 쓰임새다. 그녀는 "도자기는 쓰임새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며 한식와 일식을 예로 들었다. 한식의 경우에는 정갈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희고 반듯한 도자기를 사용하는 반면, 일식의 경우에는 음식의 화려함을 강조하기 위해 어둡고 투박한 그릇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생각해 도자기를 만든다.

지난 5월 한 달간 열린 전시회 '주전자 이야기'는 그녀의 첫 개인전시회였다. 지난 전시회는 당연히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전자를 주제로 정했다. 그녀가 첫 전시회를 열면서 가장 신경 쓴 점은 실용적인 부분에 예술을 접목시키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식상하다 느끼지 않도록 주전자의 색상과 문양, 크기까지 모두 다르게 만들었다. 그녀는 "예술적인 면을 살리면서도 실제로 사용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만들었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릇을 비슷하게 생겼다고 말하지만 모두 다르다"며 "높은 열과 압력을 받아 며칠 동안 시간들여 만들어진 그릇들은 제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서 동문은 "학생들도 모두 각자 다른 개성을 잃지 말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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