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기행 모티] 역사가 숨 쉬는 안식처, 중앙공원
[부산기행 모티] 역사가 숨 쉬는 안식처, 중앙공원
  • 정혜원 기자
  • 승인 2013.10.07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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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 : '모퉁이'의 경상도 사투리. 잘못된 일이나 엉뚱한 장소라는 의미로도 쓰임

▲ 민주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

모티가 여섯 번째로 찾아간 곳은 '중앙공원'이다. 중앙공원은 서구와 중구에 걸쳐 있는 공원으로, 우리나라 근현대사와 인연이 깊다. 그 인연은 중앙공원이 조성된 시기부터 시작된다. 6.25전쟁 당시 대청산에서 판자촌을 이루고 살던 피난민들은 휴식처를 가꾸기 위해 이 곳에 공원을 조성했고, 오늘날의 중앙공원이 됐다. 공원 내 시설들 또한 근현대사의 발자취를 담고 있다.

70번 버스를 타고 우리 대학교 구덕캠퍼스를 지나 20분 정도 달려가다 보면 '중앙공원 민주공원 입구'에 도착한다. 중앙공원의 북쪽 정상에는 충혼탑이, 남쪽 정상에는 민주공원이 들어서 있다. 충혼탑은 1948년 6.25전쟁 당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장렬히 전사한 부산출신 경찰관과 국군의 영령을 모신 위령탑이다.

충혼탑의 위상은 입구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쭉 뻗은 길 양쪽으로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길 한가운데 정상에는 충혼탑이 세워져 있다. 밑에서 바라본 충혼탑의 모습은 웅장함 그 자체다. 길의 끝자락에는 충혼탑에 올라가는 마지막 여정인 지그재그 계단이 있다. 지그재그로 계단이 펼쳐져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이 계단은 평평하게 나 있는 일반 계단과는 다른 재미가 있다. 계단 곳곳에서는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엄숙한 마음을 가집시다'라는 문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괜스레 옷매무새와 머리를 매만지게 만든다. 문구를 되새기며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충혼탑 앞에 서 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5명의 군인 동상이다. 6.25전쟁 당시 겨레를 위해 몸을 바쳐 싸운 영령들처럼 굳세고 강건해 보인다. 동상 뒤에는 9개의 기둥 아래 9,316위의 위패를 모시는 영현실이 있다. 위패들의 가운데 위치한 추모공간에는 그들을 애도한 흔적들이 방명록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 중앙공원 '충혼탑'.

경건한 마음을 담아 6.25전쟁에 참전한 영령들을 기리고 내려오니 입구에 위치한 쉼터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중앙공원에는 근현대사를 기리기 위한 공간뿐만 아니라 바쁘게 살아가는 시민들의 심신을 달래 주기 위한 공간도 마련돼 있다. 등산로는 대표적인 휴식공간이다. 중앙공원은 구봉산 자락에 위치해 있는데, 엄광산, 승학산, 구덕산으로 연결되어 있어 다양한 코스로 등산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구덕산과 승학산은 우리 대학까지 닿아있어 등산코스를 지나 학교를 찾는 것 또한 색다른 묘미일 듯하다. 이외에도 조각공원, 정원 등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고, 광복기념관에서는 간간이 무료로 영화를 상영하기도 해 다채롭게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다.

중앙공원의 남쪽 정상에 위치한 민주공원에서도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4.19혁명과 부마민주항쟁, 6월 항쟁 등 민주정신을 기리기 위한 공간인 민주공원은 대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매달 다양한 공연 및 행사가 개최된다. 맞은편에서 고요한 분위기만 풍기는 충혼탑과 달리 민주공원에서는 떠들썩한 분위기도 느낄 수 있어 사람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민주공원 전망대에서는 부산시내와 부산항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마치 어릴 적 읽었던 '걸리버 여행기'의 소인국을 보듯 건물들이 자그맣게 보인다. 또 민주공원의 맞은편에 위치한 충혼탑 주위의 전경까지 볼 수 있는데, 바로 앞에서 본 충혼탑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전망대에 서서 바라보는 전경은 화려함보다는 소박함에 가깝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일상에서의 지친 마음을 달래기에 안성맞춤이다. 바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중앙공원에 올라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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