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옆 영화관] 고독을 극복, 그러면 행복
[미술관 옆 영화관] 고독을 극복, 그러면 행복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3.10.07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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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멜리에' 포스터(좌). 르누아르의 <뱃놀이하는 사람들의 점심식사>(우).

 프랑스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Auguste Renoir, 1841~1919)는 "나에게 그림은 사랑스럽고, 즐겁고, 아름다워야 해요. 인생은 귀찮은 일이 너무 많아.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필요가 없다니까요"라고 말했다. 그런 그의 나이 50세에 발병한 류마티스 관절염은 큰 시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손가락에 붓을 묶어 간병인이 짜주는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며 마지막까지 작품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기쁨을 잃지 않았다. 암울한 노년을 보냈지만 그는 '행복을 그린 화가'로 기억된다. 르누아르는 그의 눈에 아름답지 않은 것은 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상주의 화가들이 그러하듯 르누아르도 자연과 거리를 화폭에 담기 위해 야외에서 그림을 그려 자연의 빛을 그대로 화폭에 옮기는 플레네르 화법을 사용했다. 대표작 <뱃놀이하는 사람들의 점심식사(1881)> 등장인물들은 바르비에르 백작의 초대를 받아 자리를 같이 한 인상파 화가·여배우 등 모두 르누아르의 친구들이다.

영화 <아멜리에(2001)>에는 20년 동안 매년 한 점씩 르누아르의 <뱃놀이하는 사람들의 점심식사>를 모사하는 아마추어 화가 레이몽 듀파엘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긴 세월 동안 르누아르의 그림을 모사했기 때문에 그림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모두 이해했다. 하지만 그림 중앙에서 물잔을 들고 있는 한 여인의 표정만은 완벽하게 모사할 수가 없었다. 여인의 표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림 속에서 누구와도 시선을 나누지 못하고 물잔을 들고 있는 그 여인은 영화 속에서 늘 혼자인 자폐적 자아의 주인공 아멜리에와 어딘가 닮아있다.

주인공 아멜리에는 우연히 발견한 40년 된 낡은 상자의 주인을 찾아주게 된다. 이후 그녀는 자신의 행복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찾아주기 위해 기이한 행보를 이어간다. 타인의 행복을 찾아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아멜리에는 문득 자신이 타인의 행복을 찾아주는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후 '니노'와 운명적 사랑에 빠진 아멜리에는 비로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듀파엘은 고독했던 혼자만의 세계에서 뛰쳐나온 아멜리에를 통해 물잔을 든 여인의 표정을 읽게 된다. 아멜리에는 그림을 바라보며 "물잔을 든 소녀는 다른 누군가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마음이 끌린 어떤 남자요"라고 말한다. 아멜리에는 행복을 찾게 되었고, 듀파엘은 그토록 원하던 르누아르의 그림을 완벽히 모사하게 된 것이다.

영화는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메시지를 르누아르의 그림을 매개체로 보여주고 있다. 바쁜 일상에 지쳐 잊고 지내던 아름다움, 사랑, 고마움에 대해 느껴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아멜리에가 전해주는 '행복 바이러스'와 '행복을 그린 화가' 르누아르가 전하는 희망을 동시에 전해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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