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0일부터 이틀간 치러지는 제47대 총학생회 선거는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도입 과정에서 △사전홍보 부족 △학생들의 의견수렴 부족 △비밀투표 유출 우려 △보안상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됐다.
지난달 14일 우리 대학 승학캠퍼스 경동홀에서 각 단과대학 학생회장과 학과 학생회장들이 모여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를 진행했다. 이날 중앙위에서는 '전자투표 시스템 도입안건'이 논의됐다. '전자투표 시스템 도입' 안건은 이달 20일에 이뤄지는 제47대 총학생회, 총여학생회, 단과대학생회 등의 선거에서 학과 학생회장 선거를 제외한 선거를 기존의 수기투표 방식 대신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논의 결과, 총 103명 중 찬성 72표, 반대 23표, 기권 8표로 전자투표 시스템 도입이 최종 통과됐다.
안건을 제시한 총학생회 측은 전자투표시스템 도입 이유로 기존 수기투표제의 투·개표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실표와 무효표 발생 문제, 개표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모되는 비효율성 문제를 들었다. 총학생회 측은 "전자투표를 통해 더 간편한 과정으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며, 이를 통해 '투표 참여율 증대'라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도입목적을 밝혔다.
하지만 일부 단대회장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동규(정치외교학 4) 사회대 학생회장은 사전홍보 부족과 학생들의 의견수렴 부족 문제를 제기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4일 사회대 학생회가 진행한 설문조사를 들며 "최종 논의가 이뤄지는 날까지도 학생들은 안건에 대한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중요한 사안임에도 의견수렴 기간이 짧았다"고 말했다. 사회대 학생회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300명 가운데 240명의 학생이 전자투표 도입 여부 논의 사실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는 "도입 여부 논의 과정에서의 소통 부족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며 "우려되는 부분과 논의점을 중앙위원회에서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전자투표 방식이 전산을 통해 이뤄짐에 따라 비밀투표 유출 등 보안상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사회대 학생회 측은 "기록으로 남으면 비밀 투표가 아니지 않냐"는 지적을 했다. 전자투표는 선거결과 확인을 위해 투표가 완료되면 선거인의 투표시간과 인증번호, 투표 완료자 등이 실시간으로 로그에 기록된다. 따라서 이는 비밀투표 원칙에 어긋난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전자투표 시스템 업체 오투웹스 관계자는 "선거 기록의 경우 삼중 암호화가 되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없다"며 "기록은 남지만 당연히 비밀투표가 보장돼야 하기 때문에 부정선거 의혹 확인 용도 이외에는 선거인의 기록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석당인재학부 학생회 측은 서버가 해킹되거나 다운되면 발생하는 보안상의 의문을 제기했다. 회의에 참석한 오투웹스의 관계자는 "학교 외부에서는 투표용 단말기에 접속 자체를 할 수 없다"며 "학교 전산팀에 의뢰해 고정 아이피를 받아 지정된 선거구에서만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자투표 실시를 거부한 인문대와 사회대 선거는 지난 선거와 같이 수기투표로 진행된다. 이에 대해 이동규 사회대 학생회장은 "무조건 전자투표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며 "사회대 학생회에서 제안한 전자투표 회사의 공개입찰과 전자투표 검증 절차를 총학생회 측이 수렴한다면 전자투표를 시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