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아웃 오브 서울' 대학생의 고민
[데스크 칼럼] '아웃 오브 서울' 대학생의 고민
  • 박근우 학보편집국장
  • 승인 2013.11.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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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우 편집국장

 "말은 태어나면 제주도로, 자식은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다. 예부터 이미 정치, 경제, 문화, 교육의 중심지로 자리 잡은 서울은 현대에 와서도 '인 서울'이라는 달콤한 말로 학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필자는 우리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다. 3학기가 넘는 시간 동안 전공공부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패션이라는 학문이 굉장히 '서울 중심적인 학문'이라는 것이었다. 웬만한 패션쇼나 패션 관련 행사는 대개 서울에서 개최되고 패션 관련 기업은 거의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다. 또 패션 잡지를 발행하는 출판사의 경우는 더욱 열악해서 부산에는 전무한 실정이다. '패션'도 공부하려면 서울로 가야하는 것일까.

학과 학생들 중에는 패션 관련 행사를 체험하기 위해 비싼 요금을 지불하고 매달 몇 번 이상 서울로 향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서울을 오가는 친구들은 시간이나 비용도 부담이지만, 가장 그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서울에 집중된 '경험과 기회' 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대다수의 기업에서 수도권 거주 대학생 및 휴학생을 대상으로 인턴 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지방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이를 위해 서울로 향해야만 한다. 이같은 기회의 부재는 지방대학 학생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으로 다가온다.

이런 와중에 교육부가 지난달 17일 '대학 구조개혁 토론회'를 통해 대학 구조개혁에 돌입했다고 한다. 교육부는 취업률과 재학생 충원율을 중심으로 하는 정량평가와 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정성평가 두 가지 트랙을 통해 대학 구조개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지난 10년 동안의 정원 감축 통계를 보면 앞으로의 구조개혁에 물음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대학의 인원 감축은 전체 감축인원 9만 5,000명 중 1만 3,000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상 수도권 대학의 정원감축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대학들이 눈앞에 닥친 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을 피하고자 '눈 가리고 아웅'식의 취업률 올리기에 급급했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대학구조조정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사안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 화살이 지방대학을 향해 있다면 이는 또 다시 학생들에게 '기회를 찾으려면 서울로 가라'고 부추기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지방대학 학생들에게도 꿈을 쫓아갈 기회 정도는 주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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