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기행 모티]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대룡마을
[부산기행 모티]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대룡마을
  • 김민지 기자
  • 승인 2013.11.11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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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 : '모퉁이'의 경상도 사투리. 잘못된 일이나 엉뚱한 장소라는 의미로도 쓰임

▲ 벽화가 그려진 담벼락.

 이번달에 모티가 찾아간 곳은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마을' 대룡마을이다. 대룡마을은 1997년부터 자연환경의 아름다움에 끌린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마을'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자연과 어우러진 예술품들로 인해 2007년 행정자치부(현 안전행정부)로부터 '살기 좋은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룡마을은 부산 기장군 장안읍 오리에 위치해 있다. 부산 시내와 상당히 떨어져있기 때문에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가면 여러 번 환승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번거로운 과정 없이 한번에 가는 방법이 있다. 해운대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울산으로 가는 직행 버스를 타면 된다. 하지만 울산으로 가는 무정차 버스를 타면 대룡마을에 서지 않고 바로 울산으로 가버리니 주의해서 타야 한다. 직행버스는 기장과 해운대 사이사이에 정류소를 만들어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 버스를 타고 명례정류소에서 내려 다시 십여 분을 걸어 내려가면 마을이 보인다.

한눈에 봐도 아무것도 없을 것만 같은 마을에 들어서면 제일 처음 보이는 것은 '대룡마을'이라고 새겨진 입석과 마을 입구 안내 팻말이다. 이 안내 팻말은 길을 잃었다 싶은 느낌이 들었을 때 주위를 둘러보면 어디든지 서 있는 고마운 팻말이다. 팻말을 알아보기 힘들다면 입석을 기준으로 곧바로 올라가면 보이는 마을 안내지도를 이용하자.

▲ 담벼락에 설치된 작품.

입구에서 조금 걸어 올라가면 미국의 유명한 예술가인 키스 해링(Keith Haring)의 작품과 유사한 벽화가 그려진 담벼락을 볼 수 있다. 단순한 시골마을 같던 이미지가 단번에 바뀌는 순간이다. 벽화를 가까이 보기 위해 다가갔다. 특이한 공간일 줄 알았던 담벼락은 일반 가정집이다. 짙은 푸른색으로 칠해진 대문과 예술가들의 손길이 닿은 명패, 그리고 인상적인 벽화는 가정집임을 짐작하기 힘들게 만든다. 그 탓인지 마을의 일부 집에는 가정집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기도 하다. 마을의 중심부에 자리한 방앗간에서 골목길로 빠져나가면 우리 대학교 예술대 학생들이 그린 벽화도 볼 수 있다. 벽화의 끝자락에 촘촘히 적혀 있는 학생들 이름은 새삼 귀엽게 느껴진다.

마을의 건물에는 '오리'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 많다. 무인(無人)카페인 '아트인 오리 카페'도 그 중 하나다. 마을 산책 후 잠깐 쉬기 위해 카페에 들어서면 분위기 있는 음악이 반겨준다. 냉장고 쪽으로 다가가면 커피를 타는 방법과 각종 음료의 가격표가 붙어있다. 카페에 있는 재료로 직접 커피를 타거나 냉장고에 채워져 있는 음료를 마신 뒤 카페 입구에 놓여 있는 상자에 돈을 넣기만 하면 된다. 카페의 곳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남겨놓은 쪽지가 붙어있다. 연인들의 이야기와 가족의 건강을 비는 간절함 혹은 카페에 방문한 누군가에게 앞으로의 행운을 빌어주는 따뜻한 쪽지를 읽다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 마을 곳곳에 설치돼있는 미술품들.

카페에서 나와 다시 길을 따라 걸으면 풀숲 곳곳에 던져져 있는 듯 설치돼 있는 다양한 조각상과 설치 미술품을 볼 수 있다. 카페 바로 앞에는 아트 전시장이 있다. 대룡마을이 예술마을로 거듭나기 이전의 사진과 예술가들의 작품을 모아놓은 곳이다.

이처럼 대룡마을은 농촌과 예술이 결합한 아름다운 마을이다. 마을 곳곳에 작품이 숨어있듯 놓여 있어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 혹은 친구와 함께 숨은 그림을 찾듯 아름다운 대룡마을을 산책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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