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21일 우리 대학교 제47대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학생회 선거가 이뤄졌다. 이번 선거부터 전자투표 시스템이 도입됐다. 첫 전자투표 이후, 학생들 간의 반응이 엇갈렸다.
개표인단은 전자투표 도입 이후 확연히 개선된 부분을 "개표 과정의 간소화"라고 입을 모았다. 매년 선거 때마다 개표 과정에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모된다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하지만 올해 전자투표가 도입되면서 5~6시간 정도 걸리던 개표시간이 약 10~20분 정도로 대폭 줄었다. 개표에 참여한 강민영(패션디자인학 3) 학생은 "지난해와 비교해 시간이 줄었다"며 "지난해에는 밤을 새며 개표했지만 올해는 빠르게 선거결과가 산출돼 편리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자투표 도입 후 유실표가 없어지고 기권·무효표가 줄었다. 전자투표의 경우 전산으로 입력되기 때문에 유실표가 없지만 수(手)개표의 경우 통상 10~60표 정도의 유실표가 발생한 바 있다. 기권·무효표의 경우 총 투표자 수가 비슷한 스포츠과학대학과 야간강좌학생회를 비교했을 때 전자개표를 한 스포츠과학대학이 7표, 수개표로 진행된 야간강좌학생회가 60표로 8.6배 정도의 차이가 난다.
하지만 투표방식의 변경과 사전홍보 부족으로 인해 혼란스러웠다는 의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투표를 하러 가서야 전자투표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투표용지가 아닌 바코드 용지를 건네받아 당황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학생은 "전자투표 시행을 알고 있었지만 그 사용법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해 난감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투표를 하러 들어간 학생이 다시 나와 설명을 듣고 들어가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총학생회 측이 전자투표 결정 이후 대자보와 우리 대학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페이스북, 블로그 등을 통해 변경 사실을 알렸지만 중간고사 일정과 겹쳐 홍보기간이 짧았기 때문이다.
전자투표 도입 이전 제기됐던 투표 기록의 보존, 보안 문제는 우려와 달리 특별한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보안과 관련한 문제는 투표가 전자식으로 진행되는 한 계속해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김하나(화학 2) 학생은 "전자투표를 하면 대략의 투표시간, 투표 대상 등이 기록에 남아 관련자들은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냐"며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누가 내 투표기록을 볼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학과대표 선거의 투표방식은 전년과 같은 수기투표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전자투표와 수기투표가 동시에 진행돼 불편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에 전자투표를 한 후 학과투표 용지에 다시 투표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지현(일본학 1) 학생은 "전자투표로 바뀌면서 불편한 점은 없었지만 학과 투표를 별개로 하는 점은 번거로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대현(건축공학 4) 부총학생회장은 "우리 대학은 학과 수가 많아 학과 투표는 학과 재량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 총학생회와 각 단과대학만을 시범적으로 운영해보기로 한 것이다"며 "내년부터는 학과투표도 전자투표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