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목] '워홀'에 무관심한 정부
[나들목] '워홀'에 무관심한 정부
  • 학보편집국
  • 승인 2013.12.0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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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홀리데이(워홀·working holiday)는 만18~30세 젊은이들이 1년 동안 해외에서 여행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제도이다. 우리나라는 1995년 호주와 처음 협정을 맺은 이후 현재는 캐나다, 영국, 일본, 뉴질랜드 등 17개국으로 확대했다.

지난 3일 호주 이민부의 '2012~2013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계연도 기간 워홀 비자로 호주를 찾은 외국인(워홀러)은 25만8,248명으로 전 회계연도보다 1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적별로는 △영국이 1위(4만6,131명) △대만이 2위(3만5,761명)이며 △한국은 3만5,220명으로 전 회계연도보다 8.1% 증가해 3위를 기록했다.

워홀러는 유학생이나 주재원과 달리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갖기 쉽지 않을뿐더러 해당 국가도 이들의 안전에 대체로 무신경한 편이다. 또한 현지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 구하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더구나 영어를 잘 하는 유럽권 출신에 비해 한국의 젊은이들은 구직 경쟁에서 밀려 청소나 농장 잡부 등 저임금 단순 노무직종에 종사하는 게 현실이다.

호주의 한 한국인 워홀러는 "정부에서는 위험하니 새벽이나 밤늦게 돌아다니지 말라고 하지만 찬밥 더운 밥 가릴 형편이 되지 않는 게 현지 사정"이라며 "그렇게 고생해서 번 돈 가운데 인력 업체와 숙박 업체에 각종 명목으로 떼이고 나면 밥값 대기도 빠듯하다"고 전했다. 자비를 들여 해외여행이나 현지 어학원 등을 다닐 형편이 되지 않는 많은 워홀러들이 각종 위험에 바로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워홀의 허점과 참가한 젊은이들의 안전 보장, 그리고 노동 착취 문제 등에 대한 보다 면밀한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이 프로그램을 청년 실업 대책의 하나로 내놓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워홀 프로그램으로 호주에 간 부산 모 대학 4학년 여학생이 퀸즐랜드주 브리즈번 도심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여학생은 새벽 3시 반께 숙소를 나서 청소 아르바이트 일터인 호텔로 가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우리 지역 출신 학생의 안타까운 죽음을 계기로 워홀의 상황 등을 짚어봤다.

지금이라도 우리 정부는 워홀에 대한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문제점을 개선해 안전하고 실속 있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조해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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