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멈출 줄 모르는 이들에게
[데스크 칼럼] 멈출 줄 모르는 이들에게
  • 박근우 학보편집국장
  • 승인 2013.12.0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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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우 편집국장

지난해 출간돼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받은 혜민 스님의 저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쫓기는 듯 살며 삶에 지친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불어넣어 준다. 바쁘게만 살아온 현대인들에게 '멈춤의 미학'을 알려준다.

추위가 매서워지는 요즘, 겨울방학을 앞둔 학생들의 방학 계획표에는 멈춤의 미학이 없다. 취업준비와 아르바이트로 빼곡히 채운 계획표는 우리가 얼마나 바쁘게 살아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일 년을 뒤돌아보며 혹시나 뒤처지지는 않을까라는 열등감으로 쉴 틈 없이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지난 여름,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는 남녀 대학생 1,140명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목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여름방학 목표로 '어학점수 향상, 인턴활동을 포함한 취업준비'가 60.8%(694명)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45.1%(514명)의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꼽았다. 방학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학생들은 방학 대부분을 취업준비와 아르바이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 답했다. 일부 학생들은 학기 중보다도 바쁘게 방학을 보내며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방학이 언제부터인가 '스펙 수련의 시간'으로 변해 버린 듯하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열심히 사는 법에 대해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배웠다. 하지만 잘 쉬는, 혹은 잘 노는 방법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 인적 자원이 곧 경쟁력인 한국사회에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지나친 학습과 일 중독은 한국의 자살률을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의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뉴스전문 방송채널 CNN에서는 '한국이 전 세계 어디보다도 잘할 수 있는 10가지' 중 3위를 '일 중독'으로 꼽으며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의 교육률을 자랑하는 한국인들은 공부가 너무 익숙해 노동 전선에 뛰어들어서도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회는 '잘 쉬는 것이 중요하다' 말하고 있지만 정작 대학생들에게 '잘 쉬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잘 쉬는 법도 능력이라는 말로 기업에서는 이미 학생들의 방학까지도 빼앗아버린 지 오래고 등록금과 생활비는 대학생들에게 '아르바이트 하라'고 등 떠밀고 있다. 취업준비와 아르바이트에 지친 대학생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열심히 공부한 당신, 떠나라." 이번 겨울방학에는 열심히 사는 법은 물론 잘 쉬는 방법도 함께 고민해 볼 것을 추천한다. 학보에 소개된 여행지나 책, 영화 등을 활용해 계획을 세운다면 더욱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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