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군기문화 여전해
대학가 군기문화 여전해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4.04.0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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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 이영주 기자>

 대학가에서 '전통'이라는 명목 하에 군기문화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1일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자신을 D여대 생활체육학과 신입생이라고 밝힌 누리꾼이 학과의 내부 생활규정을 공개했다. 공개된 생활규정에는 △파마, 염색 금지 △화장, 틴트 금지 △니트, 남방, 가디건, 치마, 치마 레깅스, 워싱 있거나 튀는 바지 금지 △ '다나까' 사용 △선배님이 보이면 달려가 인사, 체육관 근처 사람들에게도 다 인사 △모든 집합은 약속 시간 20분 전까지 완료 △전화는 문자로 먼저 허락 받을 것 등을 알리고 있다. 심지어 자연갈색 모발도 검정으로 염색하게 하고, 백탁 현상이 있는 선크림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월 서울의 몇몇 대학 체육계열 학과에서도 문제가 됐던 상명하복식 신입생 생활 규정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언론 보도 이후 D여대 생활체육학과 일부 학생들이 폭로한 학생을 색출하고 "도끼로 찍고 싶다"는 등 협박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학 측은 지난달 24일 공지사항을 통해 "생활체육학과 선후배 학생들 간의 강압적 위계 서열 세우기, 일명 '군기잡기'식의 바람직하지 않은 문화가 사실이라면 유감을 표한다"며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엄정하게 사실을 규명하고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학과들은 모두 체육계열이다. 하지만 체육계열뿐만 아니라 연극영화과, 공과대학, 예술대학, 의학·간호계열의 학과에서도 선후배간 위계서열을 세우려는 군기문화가 존재했다.

우리 대학교의 모 학과에서도 '신입생들은 학과 행사 무조건 참석'이라며 빠지는 학생은 따로 불러 혼내고, 인터넷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대화체를 금하는 등 일부 학과에서는 군기문화가 여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희준(생활체육학) 교수는 "공연, 무대세팅, 실험실 문화와 같이 학과 특성상 위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신입생들에게 군기를 세우는 행동을 상당수의 학생들과 교수가 묵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집단 작업이라는 과 특성상 군기가 필요하다는 것은 폭력행사를 위한 합리화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정 노력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우리 대학 스포츠과학대학의 한 교수는 "교수들이 계속해서 문제화시켜 학생들도 문제의식을 느끼고, 교수들도 변화하면서 군기 문화가 거의 사라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한 생활체육학과 신입생은 "체육계열 학과라 군기를 세우는 문화를 걱정했는데 그런 것이 없어 다행스러웠다"고 전했다.

정희준 교수는 "학교와 국가 차원의 징계도 중요하지만, 교육기관이라는 점에서 교수와 학생 스스로 문제를 깨닫고 이러한 문화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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