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기자] "청년의 가치 깨달아야 세대전쟁 종식된다"
[책 읽어주는 기자] "청년의 가치 깨달아야 세대전쟁 종식된다"
  • 김무엽 특임기자
  • 승인 2014.04.08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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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지상 최대의 경제 사기극, 세대전쟁』

 최근 일본에서 '사토리 세대'라는 신조어가 화제다. '사토리 세대'란 자동차, 사치품, 해외여행에 관심이 없고 돈과 출세에도 욕심이 없는 일본 청년들을 뜻한다. 사토리는 '깨달음, 득도'라는 뜻을 지닌 일본어로, 사토리 세대는 마치 득도한 것처럼 욕망을 억제하며 사는 젊은 세대로 정의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청년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삼포세대'가 있다. 이는 사토리 세대와 비슷하게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뜻한다.

▲ 가장 열정적으로 생활하고 욕망을 발산해야 할 시기인 20~30대에 왜 청년들은 자신의 욕망을 스스로 포기하고 살아가게 된 것일까.

가장 열정적으로 생활하고 욕망을 발산해야 할 시기인 20~30대에 왜 청년들은 자신의 욕망을 스스로 포기하고 살아가게 된 것일까. 대부분 장기적인 불황 때문에 발생한 일자리 부족, 그리고 일자리 부족 때문에 일어난 청년들의 경제력 감소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그런데 청년 문제를 경제불황이 아닌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한 책이 있다. 바로 『지상 최대의 경제 사기극, 세대 전쟁』(박종훈, 21세기북스, 2013)이다.

경제위기가 부른 세대전쟁

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금융위기에 잘 대처했다고 하지만 경제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장기적인 불황의 늪에 빠졌다. 경제위기는 불안정한 비정규직 일자리를 양산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탓에 청년 실업은 큰 사회적 문제로 불거졌고, 사회의 중요한 경제적 기반을 담당하는 청년들의 사회활동은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됐다. 이런 상황이 길어질수록 문제의 양상은 세대전쟁으로 번져갔다.

2012년 대선은 세대 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난 시기였다. 당시에는 기초노령연금을 20만 원으로 늘리고, 4대 중증질환을 건강보험에서 보장하고, 국민연금 혜택을 늘이는 등의 정책이 쟁점화 됐을 뿐 젊은 층을 위한 정책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현재 선거에 참여하는 연령대 중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투표에도 열성적인 50~60대의 표를 겨냥한 정책이 주를 이루었다. 이러한 정책은 청·장년층의 경제활동으로 노년층의 복지를 떠받치는 재정구조를 갖고 있다.

위기 속에서 한 나라가 굴러가는 방법은 누군가가 희생을 강요받는 것이다. 현재의 희생자는 청년 세대다. 서로 힘들다 하는 경제위기 와중에 기초노령연금을 20만 원으로 증세 없이 올리고, 현재 노년층보다 더 많이 내는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을 연동해 이후의 젊은 층은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 조차 모른다는 우려가 떠돈다. 그리고 떨어지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젊은 층에게 은근한 유혹을 던진다. 이 일련의 정책들은 청년들의 희생을 전제로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층은 노년층에 대항하기 위해 연애와 결혼과 같은 자신의 욕망을 스스로 파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논리다.

"젊은 층 보호한 나라만이 21세기 주도"

▲ 이런 비유는 조금 씁쓸하지만 14세기 흑사병의 창궐로 인구가 감소해 농노의 가치가 올라간 것처럼 청년의 가치도 미래에는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올라갈 수도 있다.

『지상 최대의 경제 사기극, 세대전쟁』은 세대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선결과제로 '청년의 가치를 깨닫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미래의 경제를 짊어질 청년들이 세대전쟁으로 발생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결혼파업과 출산 파업을 택하면서 미래의 인구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21세기인 지금, 이런 비유는 조금 씁쓸하지만 14세기 흑사병의 창궐로 인구가 감소해 농노의 가치가 올라간 것처럼 청년의 가치도 미래에는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올라갈 수도 있다.

"현재 젊은 세대의 고갈 속도는 천연자원의 고갈 속도보다 빠른 데다, 인적자원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 불가능하다. 젊은이들이 사라지면 노동력뿐 아니라 소비시장까지 동시에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미래세대의 소중한 가치를 먼저 깨달아 지키고 보호한 나라만이 21세기를 주도할 수 있는 것이다.(211쪽)"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금 남유럽, 일본과 같이 젊은 층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노년층을 위해 젊은 층이 하우스푸어가 되도록 방치했다. 또한 대학 졸업장이 없으면 취업이 되지 않는 현실은 젊은 층이 사회에 나올 때부터 빚쟁이가 되도록 만들었다. 양질의 일자리가 줄고 노년층의 은퇴시기가 미뤄지면서 청년 실업은 극도로 심화됐다. 우리나라의 젊은 층은 무기력, 패닉상태에 빠져있다.

우리나라가 계속해서 이런 상태로 간다면 노년층과 젊은 층은 함께 몰락하고 만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그리고 이런 세대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노년층과 젊은 층에게 형평성에 맞는 복지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조언한다. "기성세대가 상황을 좀 더 냉철하게 인식하고 내 자녀를 아끼는 마음으로 미래세대 전체를 껴안는다면 세대갈등을 넘어설 대안을 보다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청년들 역시 사회에 대한 무관심이나 패배주의에 빠지지 말고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하고 그것이 전달되도록 행동해야 한다(302쪽)"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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