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야구시즌이 시작됐다. 프로야구의 수많은 1군 선수들은 화려한 플레이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반면 아직 본격적인 무대에 들어서지 못한 2군 선수들도 많다. 2군 무대에는 한국야구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젊은 선수들이 크고 있다. 그 중 '육성군'은 프로에 갓 들어온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훈련을 시켜 경험을 쌓게 하는 곳이다. 내일의 슈퍼스타를 양성하는 이곳에 롯데자이언츠 육성군 수석코치 이종운(국어국문학 85학번) 동문이 있다.
이종운 동문은 지난해 10월 롯데자이언츠 구단의 요청으로 육성군 수석코치에 부임하게 됐다. 이 동문은 우리 대학교 야구부 출신으로 오랜 기간 고교야구 감독을 맡아 아마추어 야구 지도자로 잔뼈가 굵다. 프로무대를 은퇴한 이후 11년간 줄곧 지도자의 길을 걸어온 그는 2003년부터 부산 경남고 야구부 감독을 맡았다. 이 동문은 61회, 62회 청룡기전국고교야구대회 2연패를 이끌며 경남고를 전국 고교야구 최강팀으로 만들었다. 또 2008년 청소년국가대표 감독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거두는 등 지도자로서 빛을 발했다. 그는 "고교야구 감독으로서 이룰 것은 다 이뤄봤기 때문에 프로에 가서 새로운 도전을 해 보고 싶었다"며 "아마추어 야구 감독을 오래했기 때문에 프로에 와서도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을 가르쳐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종운 동문은 학창시절에 좋은 은사를 만난 덕에 지금까지 야구계에 종사할 수 있었다. 어렸을 때 야구를 정말 배우고 싶었지만 그가 다니던 초등학교에는 야구부가 없었다.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그가 운동하는 것을 보고 야구부에 들어가 볼 것을 권유했다. 그는 "늦은 나이임에도 나를 받아주신 감독님과 추천해주신 선생님 덕분에 야구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방황의 시기도 있었다. 대학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돼 야구를 잠시 그만 둔 것이다. 막내라서 심부름도 많았고 선배들에게 혼도 나다보니 야구보다는 놀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황은 잠시뿐이었다. 다시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감독을 찾아가 잘못을 빌었다. 그는 "만약 그 때 감독님이 용서해주지 않았다면 난 지금 야구를 하고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정신을 차리고 야구에 전념한 이종운 동문은 대학 4학년 때 야구부를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끌었으며 그 실력을 인정받아 롯데자이언츠에 입단했다. 이후 이 동문은 1992년 롯데자이언츠 우승멤버로 활약하는 등 프로야구에서 10년간 선수생활을 했다.
선수들을 훈련시키는 이종운 코치의 지도 철학은 '예절'과 '의지'다. 이 동문은 야구선수라면 아마추어든 프로든 누구나 기본예절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경남고 감독 시절부터 인성교육에 중점을 뒀다. '의지' 또한 마찬가지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려면 그만큼 열정과 의지가 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치는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도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젊은 학생들 모두 우리 사회의 미래다"며 "어디서든 경쟁을 거쳐야 하지만 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다면 반드시 꿈을 이룰 것"이라고 조언했다.
누구든 첫 술에 배가 부를 순 없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없듯 이종운 코치가 가르치고 있는 젊은 선수들도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할 선수들이다. 이종운 동문의 지도를 받은 선수들 중 류현진, 이대호 같은 대스타가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