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목] 사람을 대출하는 도서관
[나들목] 사람을 대출하는 도서관
  • 학보편집국
  • 승인 2014.04.0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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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하자마자 교내 곳곳에는 취업설명회를 갖는다는 현수막과 홍보물이 나붙어 있다. 그걸 보는 고학년생들은 마음이 무거워지고 조급해진다. "내 스펙으로는 어림도 없지…"라며 아예 가볼 생각을 접기도 한다. 신입생들은 "어떻게 준비를 해야 저런 기업에 입사를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며 교수님과 선배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

▶이번 신학기에 우리 대학교는 신입생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단행본 50권에 대한 서평을 실은 『청춘의 탐독』을 발간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나눠줬다. 대학생이지만 책 한 권을 완독하지 못할 만큼 문장과 단어에 대한 해독력이 부족하다는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라는 책이 있다. 20년째 독서 생활을 즐기며 스스로 후천적 활자중독자라고 밝히는 저자는 '남이 추천하는 좋은 책'이 아니라 '자기가 읽어서 즐거운 책'으로 독서습관을 기르는 방법을 소개했다. 책읽기에 자신이 없는 학생들이 관심을 가져볼만한 내용이다. 책 많이 읽는 것만큼 좋은 스펙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안다.

▶우리 대학 도서관이 부산의 대학 도서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사람을 대출해주는 도서관인 'Living Library in 동아'라는 행사를 2012년부터 매달 열고 있다. 며칠 전에도 부민캠퍼스 부민도서관 스터디룸 3곳에서 강사 3명을 초청해 진행했다. 학생들이 책 대신 사람을 대출해 읽는(대화) 마당이다. 책 수백 권을 읽은 사람이라면 그가 바로 부피가 두꺼운 책이고,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 머물며 사유를 한 사람이라면 그가 바로 베네치아고,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사람이라면 그가 바로 산티아고 순례길이고, 타클라마칸사막을 종주한 사람이라면 그가 바로 사막인 것이다. 대출 시간은 1시간으로, 가능하면 룸당 학생 10명 이상 받지 않는다. 1시간에 수십 권의 책을 읽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대출해본 학생들이 계속 대출하려다 도서관의 제지를 당한다. 단과대별로는 경영대 학생들이 가장 많이 대출을 했다. 행사 때마다 도서관이 보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설문지를 돌린 결과 참가 학생 대부분이 대화주제와 행사의 전체적 진행 등에 대해 '매우 만족'했다. 대출되는 사람은 우리 대학 교수님을 비롯해 방송인과 승무원, 기업인, 유명 토익강사 등 다양하다. 대출하는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대출 시간이 너무 짧아요."

조해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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