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6월항쟁도, 보존 가능성은?
방치된 6월항쟁도, 보존 가능성은?
  • 변옥환 기자
  • 승인 2014.05.12 14: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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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쟁이덩굴로 덮여있는 6월항쟁도.

우리 대학교에는 1987년 6월민주항쟁을 기념한 벽화 '6월항쟁도'가 있다. 6월항쟁도는 승학캠퍼스 교수회관 진입로 옆 옹벽에 그려진 길이 30m, 높이 3m의 아크릴 벽화로 현재는 칠이 많이 벗겨지고 담쟁이덩굴로 벽면 대부분이 덮여있는 상태다.

지난달 18일 우리 대학 총학생회에 "6월항쟁도를 보존해달라"는 요청 메일이 왔다. 메일을 보낸 영국 요크 세인트 존 대학교(York St. John University) 김창환 교수는 "한국에서 민주화 운동에 대한 벽화와 민중미술을 수집하던 중 귀 대학교에 들러서 6월항쟁도를 접했다"며 "현재 칠이 많이 벗겨지고 담쟁이덩굴로 벽면 대부분이 덮여있는 상태인 벽화를 보수했으면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 메일은 당초 김창환 교수의 착오로 다우미디어센터 대표 메일로 수신됐으나, 다우미디어센터 측에서 총학생회에 전달했다.)

6월항쟁도는 6·10항쟁 이듬해인 1988년 우리 대학 미술동아리 '열린그림마당'이 그린 벽화다. 항쟁 과정에서 숨진 이태춘 동문을 추모하고 민주화운동 정신을 기리기 위해 그렸으며 6월항쟁을 기념하고 '통일된 해방조국'을 염원하는 뜻이 담겨있다고 전해진다. 벽화의 복원을 요청한 김창환 교수는 "6월항쟁도가 보수와 진보를 떠나 역사적으로 매우 귀중한 자료"라고 전했다. 지난 2007년 민족미술인협의회가 우리 대학에 보낸 작품소견서에서도 20년 가까이 벽화로 보존된 민중미술 작품이 드물어 '6월항쟁도'가 미술 사료적인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우리 대학 홍순권(사학) 교수는 "6월민주항쟁은 우리 사회가 민주사회로 전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중요한 사건"이라며 "6월항쟁도는 민주화를 위해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홍 교수는 "그 당시 대학생이나 청년들이 민주화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리고자 그린 것이기 때문에 보존될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존 가능성은 미지수다. 우리 대학에 30년간 근무한 최선동 공과대학 행정지원실장은 "90년대까지만 해도 학생들이 벽화를 덧칠하는 등의 관리를 했지만 그때마다 벽화 보수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유지가 힘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최선동 실장은 "6월항쟁도는 그릴 당시에 학교나 시에 공식적으로 허가를 받지 않고 그린 그림이라 이제 와서 교비 등으로 관리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며 "6월항쟁기념사업회에서도 보존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문화재청이나 부산시에 공식 등록된 작품도 아니라 누구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과거 총학생회에서 6월항쟁도를 철거하려 한 적도 있다. 지난 2007년 총학생회가 미관상의 이유를 들어 벽화를 철거하려 하자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등의 시민단체와 동아대6월항쟁20주년기념사업준비위 등의 학내 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당시 철거에 반대하던 측이 "우리가 보존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며 철거 논란은 마무리됐지만 그 해 벽화를 수성페인트로 보수한 이후 더 이상 관리의 움직임은 없었다.

총학생회 측은 "김창환 교수의 메일을 받고 학교 측에 보존여부에 관해 말을 해 놓은 상태다"며 "복원 가능성에 대해 논의 중이라 아직 보수가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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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열 2014-06-11 17:03:45
2007년 당시 시민단체들은 “미관상의 이유를 들어 벽화 제거를 운운하는 것은 역사 인식의 부재이며 시대 흐름에도 역행하는 일”이라며 총학생회 쪽에 “벽화 제거 논의를 중단하고 보존과 관리에 힘써 줄 것”을 요구했고, 동아대학교쪽도 총학생회에 벽화 제거 결정을 보류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기사에 '반대한던 측이 '우리가 보존하겠다'는 입장을 전해 철거 논란이 마무리 됐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닌 오보이다

이성열 2014-06-11 17:14:05
2007년 당시 시민단체들은 “미관상의 이유를 들어 벽화 제거를 운운하는 것은 역사 인식의 부재이며 시대 흐름에도 역행하는 일”이라며 총학생회 쪽에 “벽화 제거 논의를 중단하고 보존과 관리에 힘써 줄 것”을 요구했고, 동아대학교쪽도 총학생회에 벽화 제거 결정을 보류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습니다. 기사 중 '반대하던 측이 '우리가 보존하겠다'는 입장을 전해 철거 논란이 마무리 됐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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