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행 모티] 가야의 문화를 품고 있는 김해 봉황대
[지역기행 모티] 가야의 문화를 품고 있는 김해 봉황대
  • 변옥환 기자
  • 승인 2014.05.12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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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 : '모퉁이'의 경상도 사투리. 잘못된 일이나 엉뚱한 장소라는 의미로도 쓰임

▲ 황세와 여의의 설화가 깃든 황세바위.

우리 고대 역사 중 삼국시대는 고구려, 백제, 신라 세 나라가 있었던 시기를 지칭한다. 하지만 삼국시대에는 이 세 나라와 함께 '가야'도 있었다. 비록 신라에 멸망해 역사 속에서 짧은 자취를 남기고 사라졌지만 가야는 철기와 해양문명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문화를 구축한 나라다. 이번 모티의 목적지는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볼 수 있는 김해 봉황대 유적지공원이다.

김해 봉황대는 김해시 회현동에 위치한 유적지 겸 공원이다. 조선 후기 김해부사 정현석이 구릉의 생김새가 봉황이 날개를 편 모양과 같다고 한 데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봉황대는 옛날 금관가야의 궁궐터가 있었다고 추정되는 곳으로 금관가야 지배집단의 집단 거주지였다. 이곳은 2003년 가야문화환경 정비사업을 통해 발굴된 금관가야의 유적을 복원해 지금의 유적지공원으로 조성됐다.

김해 봉황대 공원은 시외라 멀고 교통편도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승학캠퍼스 앞에서 123번 버스를 타면 환승 없이 1시간 만에 김해 봉황대 근처에 도착할 수 있다.

봉황대의 입구에서 길 따라 낮은 언덕을 천천히 올라가면 제일 먼저 천제단이 보인다. 천제단은 금관가야의 왕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낸 제단으로 선조들이 하늘의 기운을 받을 수 있도록 가야에서 제일 신성한 터를 잡은 곳이다. 아쉽게도 현재는 천제단의 본모습을 볼 수 없다. 지금은 터와 표지석만 남아 사람들의 쉼터로 활용되고 있다.

함께 보이는 황세바위는 가야의 '황세장군과 여의낭자' 설화가 얽힌 바위다. 황세와 여의는 어린 시절부터 같이 자라며 약혼한 사이였다. 그러나 왕의 명으로 황세가 공주와 결혼하게 되자 여의는 정절을 지키려 목숨을 끊었고 황세도 여의를 그리워하다 병으로 죽게 됐다는 이야기다. 황세바위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때문에 남자로 커 온 여의를 의심해 황세가 오줌누기 시합을 청한 곳이다. 이때 여의는 삼대 줄기를 이용해 위기를 극복했다고 전해진다. 절벽처럼 곱게 깎인 커다란 바위 위는 김해 일대가 보일 정도로 조망이 좋았다. 여기서 오줌을 누며 놀던 황세와 여의의 모습을 상상하니 사뭇 요즘과는 다른 그 시대의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

황세바위 너머 돌계단을 오르면 여의의 정절을 기리기 위해 만든 사당인 여의각과 여의의 혼이 돌문으로 들어갔다는 하늘문, 여의와 황세가 약혼 후 처음 놀았던 자리라고 하는 여의좌를 차례로 볼 수 있다. 언덕을 올라오느라 약간 지쳤다면 여의좌의 바위 위에 앉아 쉬어가는 것도 좋다. 언덕의 맑은 바람을 쐬며 황세와 여의가 남긴 흔적들을 감상하는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봉황대공원의 고상가옥.

언덕을 넘어가 아래로 내려가면 공원이 나온다. 이곳은 옛 가야의 문화재를 발굴해 복원한 유적지공원이다. 가장 먼저 보이는 망루는 당시 가야인들이 쓴 망루를 발굴해 복원한 것으로 그 높이가 상당했다. 망루를 지나 길 따라 걸어가면 복원된 금관가야의 고상가옥을 볼 수 있다. 고상가옥은 건물 바닥이 지면 위에 기둥으로 받쳐져 있는 건축물로 주로 곡식 등을 저장해 대외교역을 위한 창고로 쓰였다고 한다. 가야의 고상가옥은 열대지역의 고상가옥과 비슷한데 실제로 당시 이 지역은 바다와 접한 곳이었다고 한다. 고상가옥을 구경하고 바로 옆을 보면 잔디공원과 연못이 있다. 잔디공원과 연못은 유적지 언덕 아래에 위치했는데 근처에서 가야시대 기마무사상과 나룻배를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봉황동 유적지 발굴현장이 사진으로 전시돼 있다.

봉황대공원을 둘러보면 한 때 부산·경남 일대를 지배했던 가야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함께 의미 있는 나들이를 가보고 싶다면 김해 봉황대 유적지공원을 찾아가 가야의 문화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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