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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기자] 지속가능한 성장, 지역공동체에서 출발박용남, 『도시의 로빈후드』
김무엽 특임기자  |  hakbomyk@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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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02  13: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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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의 로빈후드』(서해문집, 2014)는 대한민국의 자연파괴적인 도시개발이 가져올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생태적인 도시발전을 이야기한다.

최근 4대강 사업, 고리 원전 등 환경과 관련한 문제가 연이어 터지면서 환경보전 혹은 생태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토목·건축개발과 원자력발전소가 자연은 물론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 이후, '지속가능한 성장'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인간생태학, 생태경제학, 문화생태학 등 기존의 학문을 생태학적 관점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이 늘어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에 관한 관심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생태학적 관점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인간, 경제, 문화뿐만 아니라 도시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이번에 책 읽어주는 기자가 소개할 『도시의 로빈후드』(서해문집, 2014)는 박용남이라는 시민운동가가 생태학적 관점으로 바라본 도시에 대해 서술한 책이다. 이 책은 대한민국의 자연파괴적인 도시개발이 가져올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생태적인 도시발전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세계의 다양한 사례를 들면서 어떻게 해야 도시를 생태적인 관점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자고 촉구한다.

생태학적 관점에서의 도시발전

"자동차 교통량 증가가 마을 내에서는 물론 도시 전체 차원에서 보더라도 사람들의 고립을 부추기는 주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통행량이 적은 한산한 가로에서는 가정의 세력권이 길 양편으로 광범위하게 미치고, 중간도로에서는 그 크기가 거의 절반 이하로 줄지만, 통행량이 많은 복잡한 도로에서는 길 건너편 블록과의 사회적 교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세력권이 자신의 집에 국한할 정도로 급격히 축소되어 고립이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126-127쪽)"

따라잡을 수 없는 빠른 속도감에 몸을 맡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현대인에게 원활하고 신속한 교통은 필수적인 요소다. 속도에 안달하는 현대인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도시는 기존의 도로를 넓히고 새로운 도로를 뚫는다. 하지만 도시의 공간을 도로에 내어줄수록 인간이 살아가고,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줄어든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자동차에게 오히려 인간의 공간을 내어주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이다.

저자는 도로에게 내어준 인간의 공간을 되찾고자 하는 여러 시도를 보여준다. 뉴욕을 자동차 없는 도시로 만들고자 했던 미국의 샤딕-칸, 고속도로를 폐쇄해 파리 플라주(파리 해변)를 만든 프랑스의 베르트랑 들라노에, '트랜스 밀레니오'라는 첨단 대중교통 시스템을 설치한 보고타(콜롬비아 수도)의 엔리케 페냐로사 등이다. 이들은 교통문제를 양산하는 비효율적인 도로를 걷어내고, 각 도시에 사는 시민의 행동반경을 넓힐 수 있는 여러 공공 공간을 창출했다. 또한 공공 공간을 만듦으로써 발생하는 교통문제를 공공자전거 시스템, 첨단 대중교통 시스템 등을 통해 해결했다.

이런 생태학적 관점의 도시개발 사례를 통해 저자는 교통문제의 해결방안이 단순히 도로를 확충하는 것에 있다는 생각을 깨야 한다고 역설한다. '도로를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역발상으로 교통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이 즐길 수 있는 공공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교통량 증가가 낳은 인간소외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교통문제에 이어 저자는 지역공동체 형성과 지역사회의 특색에 맞는 도시정책을 통해 주목할 만한 변화를 일으킨 사례들을 소개한다. 보통 인권이라 여기지 않는 식량권을 인정하고 시민들에게 식량권을 보장하고 있는 벨루오리존치(브라질 제2도시), 파우마스 은행이라는 지역공동체 은행을 통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는 자본을 지역에 긍정적으로 순환시킴으로써 지역경제를 살린 포르탈레자(브라질 관광도시) 등이다.

또한 주주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보다는 사회적 요구의 충족과 사회적 문제 해결에 좀 더 큰 가치를 두는 사회적 기업, 가나자와(일본 중부도시)에서 나타난 내생적 발전이라는 개념, 볼로냐와 라벤나(이탈리아 중북부도시)의 보존하면서 개발한다는 개념, 몬드라곤(스페인 북부도시)의 협동조합 등 지역에 특성화된 발전,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독자들에게 앞으로 도시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질문하고 있다.

   
▲ 재생적 혹은 생태적 발전은 국가 단위의 정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지역 단위의 소규모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모든 도시마다 지형 혹은 환경적 특성이 다르고, 그 지역에 사는 주민이 가진 특징이 다르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특색에 맞는, 지역 주민에 밀착된 정책이 필요하다. <일러스트레이션 = 이영주 기자>

지역 특색에 맞는 정책 필요

저자가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지역공동체에 관한 것이다. 국가가 발전하면 지역에까지 그 영향력이 미친다는 '낙수 효과(trickle down effect)'는 20세기형 자연파괴적인 개발에서나 통하는 이야기다. 이제 지구는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파괴를 통한 개발은 한계에 다다랐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이제 파괴가 아니라 재생이다.

재생적 혹은 생태적 발전은 국가 단위의 정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지역 단위의 소규모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모든 도시마다 지형 혹은 환경적 특성이 다르고, 그 지역에 사는 주민이 가진 특징이 다르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특색에 맞는, 지역 주민에 밀착된 정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을 잘 알고, 그에 맞는 정책을 가지고 있는 자치단체장이 필요하다. 6.4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의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바로 지역의 장을 뽑는 일이다. 대한민국 자체에 관심을 갖는 일도 분명 중요하지만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역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수장을 뽑는 일에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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