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식당 만족도에 대한 기사를 맡게 됐을 때 설문조사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참고를 하려 지난 기사들을 아무리 뒤져봐도 최근 3년 동안은 설문조사 기사가 나간 적이 없었다. 왜 그런가 했더니 이번에 설문을 돌려 보면서 알게 됐다. 정말 힘들더라.
그래도 막상 시작하고 보니 욕심이 생겼다. 지인과 동료 기자들까지 동원해서 설문지를 돌렸다. 처음엔 '100명 정도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게 최종적으로 230명까지 모였다. 학생식당에 대한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가격과 맛이었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그 둘 마저도 캠퍼스에 따라 확연한 차이가 난다는 것이었다.
승학캠퍼스와 구덕캠퍼스는 위치가 위치인지라 학생식당 이용률이 대체로 높았다. 밥 한 끼 먹겠다고 밑으로 내려가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승학은 순환버스가 환급제로 바뀌면서, 구덕은 주변에 괜찮은 식당이 적어서 더욱 그랬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맛있는 학식'이었다. 그렇다보니 '맛'에 관해서 불만을 제기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단적으로 말하면 '가격이 얼마가 됐든 먹을 수밖에 없으니 맛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부민캠퍼스는 달랐다. 부산에서도 몇 안 되는 평지 캠퍼스다보니 승학이나 구덕보단 학생식당 이용률은 낮았다. 부민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맛에 너그러운 것인지 다른 캠퍼스에 비해 좋은 시설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맛에 대한 만족도도 꽤 높은 편이었다. 밖으로 나가는 게 어렵지 않으니 학식이 먹기 싫을 땐 그냥 외부 식당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돈 없을 땐 학식 먹고, 돈 있을 땐 나가서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길 바랐다.
학생식당이 캠퍼스마다, 환경에 따라 다른 부분들을 반영하고 개선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학생들의 만족도와 이용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어차피 캠퍼스마다 학식이 두 곳씩 있으니 학식마다 차별화를 둬서 학생들이 원하는 쪽으로 갈 수 있게끔 한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