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깨어 있어야 한다
[사설] 깨어 있어야 한다
  • 학보편집국
  • 승인 2014.09.01 14: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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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라!

프랑스 레지스탕스 출신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외교관을 지냈으며 퇴직 후에도 인권과 환경문제 등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했던 저자가 이 시대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담아낸 책의 제목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회에 대한 무관심은 최악의 태도이며 인권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덕목'임을 지적하고 있다.

2014년 봄. 우리는 참으로 소중한 많은 이를 보내고야 말았다. 각종 매체를 보며 어느 한순간도 눈물을 지울 수 없었고, 우리 모두가 깊은 자괴감에 빠져 한동안 허우적댔던 것 같다. 참사 이후 사회 곳곳에서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안전불감증을 이야기 하며 취약했던 부분에 대한 진단이 물밀듯이 쏟아져 나왔다. 우리 동아대학교에서도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교수들의 성명과 세월호 특별법 촉구 1000만인 서명 등 작지만 소중한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참사 4개월이 지난 지금, 과연 우리는 어디에 있으며 우리 사회는 잊지 못할 참사로부터 얼마나 치유되었는가.

잠깐,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지내는가에 대한 간단한 질문을 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연도 △한국전쟁 정전협정을 한 해와 날짜 △4.19 혁명이 일어난 해 △광주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해 △동아대학교 개교 연도. 너무 오래된 이야기고 역사책에나 나올 이야기라면 이런 질문은 어떤가.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생년월일은? 가장 친한 친구의 전화번호는?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치열한 삶의 경쟁과 생활 속의 편안함에 익숙해지면서 많은 것을 기억 속에서 지우고 있지는 않은가. 아니 내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으면 일부러 외면해오지 않았는가.

아리스토텔레스가 했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는 말은 인간을 인식하는 중요한 전제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사실 그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란 의미로 이 이야기를 했다고 『인간의 조건』이라는 책에서 한나 아렌트가 새롭게 해석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동족과 함께 산다는 의미에서 '사회 속에서 인간은 동물과 같다'고 주장한다. 즉, 사회적 동물이란 의미와 정치적 동물이라는 의미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는 책을 읽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고자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삶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나누어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그렇기에 개인 및 이해집단의 사적 이익을 위해 공적 영역을 이용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도 심심치 않게 행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백번 양보한다 해도 공적 영역을 훼손하며 개인 및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옳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으로서 잊어야 할 것과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가 공동체 구성원으로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우리는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 살고 있는 동물이 아니라 그 사회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 한국에 방문한 교황이 남긴 말로 갈무리를 하고자 한다. "잠들어 있는 사람은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다. 깨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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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순 2014-09-01 19:03:25
상아탑 속 구성원들이라면 더욱 더 깨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말이 있지요,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는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킨 사람을 위해 예약되어 있다' 일련의 우리사회 총체적 난맥상을 타파하기 위한 관심과 분노, 구성원들의 형형한 눈빛이 큰 힘을 낼 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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