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완(국제무역학 2) 학생은 수강신청 기간에 강의계획서가 제대로 나와 있지 않아 불편을 겪었다. "강의계획서가 올라와 있지 않아 강의명만 보고 신청했는데, 첫 수업을 듣고 보니 생각과는 다른 내용이었다"며 "수강정정 기간에 다른 과목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의정보가 부족한 일부 강의계획서 때문에 수강신청을 하는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실제로 신입생의 경우 강의계획서가 제대로 나와 있지 않아 교양과목으로 개설된 '수사학'이 범죄 '수사'를 배우는 과목인 줄 알고 강의를 신청했다는 웃지 못할 사례도 전해진다.
우리 대학교 학사관리과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업계획서 구성요소별 필수항목을 지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차별로 15주에 맞게 국·영문으로 기재 △학습목표가 총 13주 이상 입력된 경우에만 주별 강의내용 입력 인정 △단기특강의 경우 시간대별로 세분화하여 13주 이상 입력해야 한다. 또한 강의계획서가 없는 과목은 기말 강의평가 시 수업계획의 구체성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다.
우리 대학 전산상의 강의계획서 입력률은 94.3%로 3,110개 과목 중 178개 과목만이 미입력 상태다. 그러나 전산상으로는 입력이 완료됐다고 하더라도 지난해에 썼던 강의계획서를 그대로 쓰거나, 최소 글자 수를 채우지 않아도 입력된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수치와 다소 차이가 있다.
국제관광학과의 전공필수 과목인 '관광영어회화Ⅰ'의 경우 강의계획서는 게재되어 있으나 주별 수업계획서나 교재가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철학·윤리문화학과의 전공심화 과목인 '정보윤리'나 경제학과의 전공필수 과목인 '계량경제학'은 주별 계획서가 입력되어 있다 하더라도 다른 과목에 비해 학습목표와 학습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았다. 교양과목인 '부산학의 이해' 또한 주별 수업계획서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
학사관리과 측에서는 "개설강좌가 많다보니 어떤 과목의 강의계획서가 누락되었는지 전수조사 하기가 어렵다"며 "학생들도 강의계획서가 누락된 강좌에 대해 학과 사무실에 건의하거나 중간 강의평가에 적극 참여해 강의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협조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부경대는 총 4차에 걸쳐 강의계획서를 입력한다. 1차는 학기 시간표가 나오기 전까지, 2차는 수강신청 전까지, 3차는 수강신청 말까지, 4차는 수강정정기간까지 국·영문 강의계획서 모두 입력하도록 규정돼 있다. 강의계획서가 입력되어 있지 않은 과목은 우리 대학과 마찬가지로 강의평가 시에도 반영된다. 부경대의 강의계획서 입력률은 99.6%다. 또한 부경대 대학교육개발원은 우수 강의계획서를 선정해 강의 내용과 방식을 공유하기 위해 매년 교수를 대상으로 강의계획서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박하영(부경대 패션디자인학 3) 학생은 "교양과목을 수강신청할 때는 수업계획서를 꼼꼼하게 보는 편인데, 대부분 강의 내용이 자세히 나와있어서 결정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대구대는 '강의소개 동영상 콘텐츠 제작사업'으로 올해 60개 과목의 강의계획서를 영상으로 제작해 학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대 측은 학생들이 강의를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강의계획서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동영상 강의계획서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동영상 강의계획서에는 주차별 수업내용, 평가방법 및 과제, 교재소개, 수업에 대한 유의사항 등이 담겨있다.
우리 대학 한석정(사회학) 교수는 "과거에는 교수들이 연구에 더 매진하다보니 강의계획서를 작성하는데 소홀했다"며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강의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우고 학생들의 의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