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담] 외국인 유학생 적응.교류 프로그램 강화 필요
[기획대담] 외국인 유학생 적응.교류 프로그램 강화 필요
  • 김무엽 특임기자, 이수정 기자
  • 승인 2014.10.0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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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 시대의 한국, 동아대를 묻다

국제화가 대학의 경쟁력으로 직결되면서 전국 대학들은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이는 국제화 지표도 높이는 동시에,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인 학생과의 교류도 꾀할 수 있는 방법이다. 본지에서는 우리 대학교 국제교류처의 도움을 받아 외국인 유학생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이 우리 대학에서 느낀 점은 무엇이며, 힘든 부분은 무엇인지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달 25일, 세계 각국에서 온 8명의 유학생이 부민캠퍼스 국제교류처 회의실에 모였다.

<참석 패널> 이름/국적/학과 순
위양/중국/경영학
리 투이융/베트남/신문방송학
줄카닌 마무드/방글라데시/기계공학
에브게니/러시아/국제무역학
줄리아/헝가리/대학원 조형디자인
오비앙 클레멘트/가봉/건축학
나가노 요시히로/일본/태권도학
츠치마 료/일본/국제무역학

▲ 왼쪽부터 오비앙 클레멘트, 줄카닌 마무드, 리투이융, 줄리아.

동아대학보 안녕하세요. 오늘 대담은 유학생의 생활과 한국인 학생과의 교류에 관한 이야기를 위해 만들어진 자리입니다. 유학생 여러분의 의미 있는 대화를 기대합니다. 그러면 먼저 각자 우리 대학에 오게 된 이유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위양 저는 오빠가 동아대에 다니고 있어서, 부모님이 오빠와 함께 동아대를 다니면 안심할 것 같다고 해서 오게 됐어요. 그리고 중국에서 한국 문화가 유행하고 있는 것도 컸고요.

예브게니 한국에서 직접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고 싶었어요. 한국에 오기 전 부산에 여행 온 적이 있는데 그때 좋은 인상을 받아서 부산에 있는 동아대에 왔어요.

츠치마 료 일본에서 대학을 다녔는데, 우연히 동아대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친구들을 사귀게 됐어요. 그래서 사귀었던 친구들이 돌아갈 때 따라서 왔죠.

요시히로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한국에 왔어요. 일본 태권도 국가대표 감독님이 동아대를 추천해 주셨어요.

오비앙 한국 영화를 보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키웠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동아대로 왔어요.

줄카닌 방글라데시보다 한국의 기술이 더 발전했기 때문에 기술을 배우려고 한국에 오려고 마음먹었는데, 마침 국비 장학생으로 뽑혔어요. 먼저 와있던 친구의 추천으로 오게 됐어요.

리투이융 베트남에 있는 대학교에 다녔는데 과가 맞지 않아서 유학을 결심했어요. 서울로 유학을 갈수도 있었는데, 제고향과 부산이 바다에 인접해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부산으로 유학을 오려고 마음먹었어요.

줄리아 원래 대학을 다녔는데, 디자인 공부를 하고 싶어서 유학을 다시 왔어요. 예전에 다녔던 대학과 동아대가 자매결연을 하고 있어서 교환학생으로 온 한국 친구의 추천으로 오게 됐죠.

동아대학보 각자 한국이나 부산, 우리 대학 학생들과의 인연으로 오게 되셨군요. 그러고 보니 여기 모인 여러분 모두 국적이 다른데요. 그런 만큼 한국에서 적응하기 힘들었던 점도 각자 다를 것 같은데, 한국에서의 생활은 어떤가요?

줄카닌 음식이 가장 힘들었어요. 한국 음식에는 돼지고기를 자주 쓰는데, 방글라데시 사람은 돼지고기를 안 먹어요. (주: 방글라데시는 이슬람 국가라 돼지고기 먹는 것을 교리로 금지한다) 돼지고기 때문에 기숙사 음식을 먹지 못해 기숙사를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자취할 집을 구하려고 하니까 또 보증금 같은 게 어려워 힘들었죠.

위양 저는 존댓말이 가장 힘들었어요. 어떨 때는 교수님에게 "~ 있어요?"라고 말해야 하는데, "~ 있어?"라고 한 적도 있어요. 분위기가 이상해져서 뒤에 "요"를 바로 붙였지만요.(웃음) 그리고 술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저는 술을 잘 먹지 않는데, 분위기 때문에 마셔야 했어요. 중국에서는 마셔도 되고 안 마셔도 되요. 특히 여자는 강요 안 해요. 남자는 꼭 마셔야 하지만요.(웃음)

줄리아 한두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데도 언니라고 부르는 걸 이해할 수 없었어요. 서로 가까워지고 싶은데 그런 호칭 때문에 벽이 생기는 기분이에요.

▲ 왼쪽부터 위양, 에브게니, 츠치마 료, 나가노 요시히로.

동아대학보 한국인으로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 많았네요. 한국인 친구는 많이 사귀셨나요?

위양 신입생 때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인 학생 멘토를 학교에서 붙여주긴 하는데, 멘토 활동이 끝나면 연락이 끊기는 게 대부분이에요.

한국에 올 때는 한국 친구들을 많이 사귈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외국인 친구들밖에 사귀지 못했어요. 한국인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없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외국인 친구들과 놀 수밖에 없어요. 지금 여기 있는 예브게니와 가장 친한데 한국에 와서 한국말보다 러시아어를 더 배워요.(웃음)

줄카닌 기계공학과에는 외국인이 저밖에 없어서, 한국 친구들이 많아요. 조별활동을 많이 하니까 친해질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졸업학기라 같이 졸업 작품도 만들어야 하니까 한국 친구들과는 많이 친하죠.

위양 조별 활동이 있을 때 한국인 친구와 만나기는 하는데, 조별 활동이 끝나면 연락이 끊기는 게 아쉬웠어요. 조별 활동할 때는 잘 연락하는데, 활동이 끝나면 쌩하고 연락하지 않더라고요.

리투이융 한국 친구들에겐 말 걸기가 힘들어요. 한국말을 잘 못해서 실수할까봐 말 걸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한국인 친구가 다가오길 기다렸는데 한국인 친구들도 먼저 다가오지 않더라고요. 많이 서운했어요. 그래서 베트남 친구가 더 많아요. 한국 친구들이 먼저 말을 걸어 줬으면 좋겠어요.

줄리아 외국인이라서 영어로 말해야 될까봐 먼저 쉽게 말을 안 거는 것 같아요.

아쉬웠던 게, 한국인 학생들이 외국인들을 보면 영어로 말하려고 해요. 일본에선 외국 사람에게 일단 일본어로 말을걸거든요. 한국 사람들은 어딜 가도 영어로 말을 거는 것 같아요. 한국인들이 한국어에 대한 자긍심을 조금 더 가졌으면 해요. 한국이니까 한국어를 쓰는 게 맞는 것같아요. 유학생들이 한국에 온 거잖아요. 유학생들이 한국어를 써야죠.(웃음)

동아대학보 한국인 학생들과 친해지고 싶은데 그럴 계기가 없다니 안타깝네요. 우리 대학에서 유학생들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리투이융 한국 친구들과 사귈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자비로 대학을 다녀야 해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해요. 그런데 외국인이라서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힘들어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해 학교에서 아르바이트를 알선해 줬으면 좋겠어요.

줄카닌 서울대 같은 경우는 외국인 유학생회가 있어요. 그런데 우리 대학은 없어서 아쉬워요. 유학생 학생회가 있다면 유학생들이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위양 유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제도가 따로 있으면 좋겠어요. 한국인 학생과 경쟁하는 것은 아무래도 유학생들에게 불리해요. 언어라는 벽을 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주: 국제교류과에 확인 결과, 외국인유학생과 한국인 학생의 장학금 기준은 다르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국제교류처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아대학보 아쉽지만 벌써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야 할 시간입니다. 이번 대담이 앞으로 유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이 더 많이 교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유학생 여러분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회 정리=김무엽 특임기자,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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