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실록] 대동제, 냉정과 열정 사이
[학보실록] 대동제, 냉정과 열정 사이
  • 임정서 기자
  • 승인 2014.10.06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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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제836호, 1995년 9월 25일자 <독자발언대>.

 대학을 다니고 있는 2·3학년이나 졸업을 앞둔 4학년들에게 "대학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입니까"라고 질문을 던지면 '대동제와 관련된 기억'을 가장 많이 꼽을 것이다. 대동제 전야제 때 초청가수 XXX를 본 기억, 혹은 노천주점에서 과·동아리 선·후배나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흠뻑 그 분위기에 취해본 기억 등 많을 것이다. 이와 같이 대동제와 관련된 사건을 떠올리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니 대동제는 분명히 대학생으로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중략) 하지만 대동제에 대한 기억이 좋은 기억만으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대동제를 마친 후 승학골 주변이 온통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것과 술에 취해서 주위의 사람들은 상관없다는 듯이 마음대로 행동하는 모습은 매년 반복되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동아대학보 제836호〉

본지 1995년 9월 25일 자 <독자발언대>에 실린 내용의 일부다. 주류 판매와 음주가 허용됐던 당시 대동제의 무질서에 불만을 제기하는 내용이다. 지금은 부총장이 된 박홍석(정치외교학) 교수 또한 "90년대 당시 축제가 끝난 후 아침이면 캠퍼스 곳곳에서 토사물을 볼 수 있었다"며 "주점이 많다 보니 야간수업이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대낮부터 술을 먹고 널브러지는 학생들 때문에 교수가 눈살을 찌푸리는 일도 많았다. 1990년 '어울림한마당' 때는 가라오케나 디스코 텍과 같은 불법주점이 성행하기도 했다. 무절제한 음주와 폭력행위도 심각했다. 이런 일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총학생회가 '해방포졸'을 모집하고 발대식을 했으나 인원이 부족하고 밤 10시 이후에는 단속인원이 없는 등 시간상의 제약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한다.

2012년부터 정부는 대학교를 포함한 공공시설에서 음주와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대학교는 지난해부터 음주로 인한 여러 가지 사고 발생을 막기 위해 학내 주류 판매를 금지했다.

김용성 총학생회장은 축제를 준비하며 "지난해 술 없는 대동제에 이어 올해는 조금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학생복지과 박석강 담당자 또한 "대학축제=술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해 대외 이미지 제고와 더불어 안전하고 즐거운 축제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당시 투고를 한 장길종 동문의 말을 빌리자면 축제는 그릇과 같아서 어떤 내용물을 담느냐에 따라서 성격이 달라진다. 내년에도 술 없는 대동제가 개최될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형태의 축제로든 우리 대학 학생들의 건전한 의식과 활발한 참여가 이뤄진다면 충분히 모두가 즐길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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