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쿨하지 못해 미안해
[데스크 칼럼] 쿨하지 못해 미안해
  • 김지은 학보편집국장
  • 승인 2014.10.06 15: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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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편집국장

최근 숙명여대 축제에서 한 학과의 선정적인 주점 홍보물이 논란이 됐다. 하지만 며칠 뒤 숙명여대 총학생회가 축제 복장 규제안을 내놓으면서 또 다른 논란이 시작됐다.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가슴골 보이는 상의, 몸 부분의 망사 및 시스루 등의 옷차림, 크롭티 등의 옷차림에 벌금 등의 규제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중.고등학교 시절 자주 들었던 복장 단속 규정을떠올리게 하는 규제다.

처음 숙명여대의 규제안을 접했을 때든 생각은 '과하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성인에게까지 복장단속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우습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대학교 축제 현장을 보고는 생각이 달라졌다.

그야말로 과했다. 학과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학과들이 선정적인 문구로 자신의 주점을 홍보하고 있었다. "오빠야 나 먹고 갈래?", "긴장하지마, 오빠 술술 들어간다", "상상 그 이상을 맛보게 되실겁니다" 읽기조차 민망한 이 문구들은 야설이 아니라 지난달 30일 공과대학 학과들의 야시장 홍보문구다.

주점이 선정성을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유독 심하다. 일부 학과에서만 보였던 분위기가 이제는 너도나도 따라하며 온 대학가에 퍼졌다. 예전에는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을 패러디한 주점이 대세였다면 지금 주점의 대세 코드는 성(性)이다. 대학생들의 아이디어가 돋보였던 대학축제는 성적인 농담, 이른바 '성(性)드립'에 물들었다.

언제부터인가 성드립을 웃어넘기지 못하면 쿨하지 못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세상이 됐다. 그것이 성적인 코드로 인기를 끄는 많은 예능프로그램 때문인지, 널리 상품화된 성에 익숙해진 것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적당한 선'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무뎌졌다는 것이다.

대학축제는 '대동제'라고도 불린다. 다함께 크게 어울려 화합한다는 뜻이다. 대학 축제는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이날만큼은 학생들의 개성을 맘껏 펼치고 못했던 것들을 시도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개성도 정도를 넘는 다면 다시 수위를 맞춰야한다. 이제는 표현의 자유가 아닌 자정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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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2014-10-09 16:18:55
근데 '상상 그이상을 맛보게 되실겁니다' 라는 이름의 주점은 왜 선정성에 문제가 되는거죠? 기자가 음란마귀 씌인거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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