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행 모티] 맑은 바다를 담은 길, 통영 강구안
[지역기행 모티] 맑은 바다를 담은 길, 통영 강구안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4.10.06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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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 : '모퉁이'의 경상도 사투리. 잘못된 일이나 엉뚱한 장소라는 의미로도 쓰임

▲ 유치환 생가에서 바라본 강구안 전경.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수능을 준비하던 시절 한 번쯤은 들어본 시 구절일 것이다. 이 시를 쓴 청마 유치환은 통영의 강구안 항구가 훤히 보이는 곳에 살았다고 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바다이기에 이 같은 시가 나올 수 있었을까.

강구안은 통영 시내에 있는 항구로, 육지로 바다가 들어와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통영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내로 오는 버스를 타고 중앙시장 정류장에서 내려 시장을 따라 걸으면 맑은 바다 위 어선이 떠있는 강구안에 도착할 수 있다. 강구안은 도로가 굉장히 좁기 때문에, 차량을 이용하기보단 걸어서 이동하는 것이 좋다. 바다 위에는 어선 수십척 외에도 거북선과 판옥선을 재현한 배 네 척이 떠있다. 내부도 관람할 수 있고 조선시대 수군 복장을 입어 볼 수도 있으니 한번쯤 들어 가볼 만 하다.

강구안 거리에는 분위기 있는 카페가 많다. 또한 골목에는 윤이상의 달무리 악보와 백석의 시 등을 담은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 통영의 가장 유명한 먹거리인 '꿀빵'과 '충무김밥'을 파는 가게가 줄지어있다. 강구안 옆 서호시장 방향으로 걸으면 우동과 짜장을 섞은 '우짜'를 맛볼 수 있다. 지금은 각종 매체를 통해 '우짜'가 유명해져 가게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그 중 '항남 우짜'를 추천한다. '항남 우짜'는 현지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가게인 데다가 처음 '우짜'로 유명세를 탄 가게이기도 하다. 통영에 조금 일찍 도착했다면 '오미사 꿀빵'을 찾아가 보는 것도 좋다. 통영에서 가장 유명한 꿀빵가게인 오미사 꿀빵은 아침 8시부터 한정된 수량만 판매하기로 유명해 일찍 가지 않으면 구매하기 힘들다.

▲ 동피랑 벽화마을은 중앙시장 옆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강구안을 돌다 중앙시장 쪽으로 들어가면 통영의 관광명소 동피랑마을이 있다. 동피랑마을은 원래 공원을 지을 계획으로 철거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하지만 많은 미술학도들이 골목마다 벽화를 그려 지금은 유명한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곳곳에 아름다운 벽화들이 눈길을 끌고 있으나 지붕 위로 올라간다거나 마당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금물이다. 이곳은 실제로 주민들이 살고 있는 집이기 때문이다.

동피랑을 내려와 정량동 방향으로 걷다보면 청마문학관과 시인 유치환의 생가가 나온다. 청마문학관은 유치환이 생전 여러 문인과 주고받은 편지와 작품 등이 전시돼 있다. 유치환 생가는 청마문학관 바로 위에 있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이곳에서 강구안 바다를 바라보면 절경이다. 청마문학관과 생가는 올해 1월부터 2,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는데 나름 꼼수(?)가 있다. 바로 유치환 생가 바로 위에 있는 통영기상대에서 들어가는 방법이다. 다만 이곳의 문을 통하면 유치환 생가는 볼 수 있지만 청마문학관은 들어갈 수 없으니 참고하자.

유치환은 이곳에 살며 사랑하는 이에게 여러 번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유치환처럼 조금 느리게 걸으며 맑은 강구안 바다를 감상해 보자. 그러다 소중한 사람에 대한 시상이 떠오른다면 편지를 한 번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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