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설문조사 논란···'동아행동단'으로 밝혀져
의문의 설문조사 논란···'동아행동단'으로 밝혀져
  • 안혜진 기자
  • 승인 2014.11.10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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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이영주 기자>

지난달 우리 대학교 인문과학대학 강의실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설문조사가 진행돼 학생들의 의문을 샀다.

이 설문조사는 '세상을 바꾸는 동아인의 한걸음 동아행동단'(이하 동아행동단)이라는 단체에서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동아행동단은 지난달 중순 인문대 각 강의실에서 약 400명의 학생들에게 설문지를 돌렸다. 설문지 내용은 대학생활, 수업환경, 교육 문제, 학생회에 관련된 것으로, △학내 휴식공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등록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014학년도 학생회에 대한 평가를 하신다면? 등의 질문이 있었다. 하지만 설문지에는 설문 주체와 목적, 수집된 정보의 이용 범위를 밝히고 응답자들의 동의를 구하는 내용이 없어 논란이 됐다.

동아행동단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동아대의 부조리와 등록금, 구조조정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이며 인문대, 공대, 생명대, 사회대, 자연대 학생 1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고 전했다. 이 단체의 박영준(철학 06학번) 회장은 "주로 유인물을 나눠주거나 피켓을 들어 사람들에게 우리 의견을 알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설문조사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학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행했으며 후에 동아행동단의 운영자료로 쓰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설문조사에 응했던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권유진(사학 3) 학생은 "조사원이 다짜고짜 설문조사 하자고 해서 기분이 안 좋았다"며 "강의실에 앉아있을 때 설문지를 주면 별 생각 없이 설문조사를 하게 되는데 그걸 이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학과 학생은 "처음에는 그냥 해달라고 해서 했는데 생각해보니 설문조사 결과를 어디서 무엇에 쓰는지 안 알려줘서 불쾌했다"고 말했다. 반면 박상은(문예창작학 3) 학생은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학교 측에 대신 요구하고 의견을 반영시키려는 의도라 나쁘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누구나 살면서 실수할 수 있는 것이라서 설문 형식을 너무 문제 삼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익명을 요구한 교육학과 학생은 "동아행동단에서 애초에 설문조사의 주체와 목적을 알렸다면 논란이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설문조사 사실이 알려지자 인문대학생회 박정웅(문예창작학 4) 회장은 임시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각 과의 회장들에게 "설문지를 목격하면 설문조사 주관·목적·이용처를 물어보고, 만약 밝히지 않을 시 설문에 응하지 말 것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 학과의 회장은 메신저를 통해 조사원들이 설문조사를 요구하면 분명한 의사를 통해 거절해달라고 당부했다. 해당 학과 회장은 "조사원의 소속을 밝히지 않고 인문대 학생들의 의견을 수집하는 것은 인문대 학생들의 여론이 왜곡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해당 설문조사가 끝난 지난달 17일 인문대학생회는 페이스북을 통해, 출처도 밝히지 않고 정보수집 동의 절차도 지키지 않은 설문조사에 대해 사과문을 게시할 것을 설문주체 측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동아행동단은 지난달 24일 인문대 1층 로비에 있는 게시판에 '인문대 학우 여러분께'라는 글을 게시해 학생들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동아행동단은 학생들의 동의를 구하는 단계 없이 일방적 정보 수집을 했다는 인문대학생회의 지적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을 인용하며 사과문 게시를 요구한 것은 과한 해석이 아니냐"고 반박했다.

인문대학생회 박정웅 회장은 "설문조사의 전체 내용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기본적인 것이 지켜지지 않아 아쉽다"고 전했다. 동아행동단은 "설문조사 시행 기관을 명시하지 않은 점은 분명 잘못이지만 운영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 사과문을 게시하라고 요구한 것은 학생회 본분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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