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학생을 비롯한 20대들의 최대 고민은 취업이다. 기업에 취직할 때 한 번에 합격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지난 10월 14일자 헤럴드경제 신문에 따르면 2014년 하반기 기업에 입사지원 하는 평균 횟수는 15회로 집계됐다. 서류전형 합격 횟수는 평균 2.1회였고 서류전형 합격률은 평균 14.5%로 나타났다. 10번 정도 입사지원을 시도하면 약 1.5회 서류전형을 통과하는 수치다. 하지만 현대홈쇼핑 쇼호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김준호(경제학 '13 졸) 동문은 첫 도전에 2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취업에 성공했다.
언뜻 보기에 전공과는 거리가 먼 쇼호스트의 길을 걷는 그도 3학년 때까진 금융권을 목표로 공부했다. 2011년도에 신한은행 홍보대사 활동을 하며 그 길에 첫 발걸음을 내딛기도 했지만 과도한 업무와 회식을 겪으며 그 길이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다는 걸 느꼈다.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던 그는 'MBC 무릎팍도사'에서 안철수 의원이 "직업을 선택할 땐 좋아하는 일보단 잘하는 일을 선택하라"고 말하는 걸 보게 됐다. 김 동문은 평소 남들에게 대화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 떠올랐다. 방송계로 진로의 방향을 잡은 그는 공부하던 중 그 계통의 틈새시장인 쇼호스트를 알게 됐다.
김 동문이 쇼호스트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실행한 것은 사투리를 버리는 것이었다. 군대에서 표준어를 배운 후 일상생활에서 계속 표준어를 사용하려 노력했다. 그는 "부산 사람인데도 계속 표준어만 사용하니 주위 사람들이 '재수없다'고 하기도 했다"며 웃으며 말했다. 쇼호스트를 준비하며 일했던 아르바이트 경험도 큰 밑거름이 됐다. 주말마다 결혼식 사회 아르바이트를 했다. 돈도 벌면서 무대에 서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경험을 쌓았다. 이후 반년간 아나운서 학원에서 공부해 처음 도전한 홈쇼핑 공채에 당당하게 합격했다.
그에게도 힘든 순간은 있었다. 쇼호스트 준비를 위해 다닌 아나운서 학원 수업은 만만치 않았다. 김 동문이 아나운서 학원을 다닐 때는 같이 졸업하는 동기들이 드물었다. 과제 때마다 듣는 꾸지람과 지적이 그를 힘들게 했다. 처음에는 소수가 포기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수가 많아졌다. 하지만 "할 수 있다"는 주위의 격려 덕분에 힘을 내 일어날 수 있었다.
그는 열심히 준비한 방송에서 좋은 매출을 냈을 때 뿌듯했다고 한다. 방송 후 관계자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더욱 힘을 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또 한 시간짜리 방송에 모든 것을 건 중소기업 관계자를 보며 "아버지뻘 되는 분들이 잘 부탁한다고 허리를 숙이며 부탁을 한다. 그럴 땐 이 한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되겠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누군가가 짜놓은 취업 매뉴얼대로 행동하고 있다. 매뉴얼대로 성공하기 위해 여러 번 도전하지만 계속되는 실패로 점차 지쳐간다. 그리고 또 포기한다. 김준호 동문은 "젊은이들은 계속해서 도전해야 한다"는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주 마윈의 말을 인용하며 "도전한 일이 잘 안되더라도 얼마든지 도전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동문은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고 어떤 직업을 잘 할 수 있을지를 찾는 것이며 20대는 실패해도 자연스럽고 다시 회복이 가능하다"며 도전할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