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 대학 '도서관 대축제'에 박수를
[사설] 우리 대학 '도서관 대축제'에 박수를
  • 학보편집국
  • 승인 2014.11.1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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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이집트에 갔다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세계 여러 나라가 힘을 모아 도서관을 다시 지었다는 그 정신을 느끼기 위함이었다. 해마다 이 맘 때쯤이면 반복되는 진부한 이야기이지만 그야말로 책읽기에 좋은 계절이다.

세계 최고의 독서가 또는 책의 수호자라 불리는 알베르토 망구엘이 『밤의 도서관』이라는 저서에서 "도서관은 그 자체로 미완성, 즉 진행 중인 창조물이다. 달리 말하면, 빈 선반은 곧 입고될 책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 빈 공간이 있어 우리는 지식을 저장할 수 있다"라고 했다. 시립도서관이나 각 대학도서관은 계속 유입되는 책들을 다 수용하기에는 이미 포화상태가 됐다고 하지만, 망구엘의 말은 비유적이다. 그러니까 도서관이란 곳은 언제나 더 입고할 빈 선반이 있는 곳, 즉 우리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다 알다시피 망구엘은 책을 많이 읽어 시력을 잃은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에게 '책 읽어주는 남자' 역할을 한 인물이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도서관은 말할 것도 없고 초·중·고교와 대학 도서관 등에서도 도서관 축제를 산발적으로 열고 있다. 이들 도서관의 축제는 예전처럼 무조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근엄한 논리를 앞세우지 않고, '책과 친해지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다보니 도서관이 놀이터 개념이 되기도 한다. 지난달 제주지역 작은 도서관들이 모여 가진 '제주 작은 도서관 축제 한마당'에서도 온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많았으며, 강원도 춘천의 담작은도서관에서는 도서관장이 1주일에 세 번 직접 책을 읽어주기도 하는 등 도서관의 운영방식이 다변화됐다.

우리 대학교 도서관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2014 Book in 동아 도서관 대축제'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의 목적은 학생들에게만 독서를 권장하는 게 아니었고, 교내 구성원 모두에게 독서문화를 확산하고 도서관 이용을 활성화 하자는 것이었다. 교직원들부터 책을 손에 들고 다니며 읽어야 학생들도 그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독서를 한다는 논리이다. 프로그램 가운데 '북적북적 밤샘 책읽기'라는 게 있었는데, 참가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자율적으로 책을 읽는 것이다. 학생들이 그야말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밤샘을 해가며 독서삼매경에 빠지는 경험을 하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도서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한 행사인데 이 독서 체험을 한 학생들은 스스로 책과 친구가 된다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퇴계 이황이 아들 준에게 "독실한 벗과 함께 책 상자를 지고서 절로 올라가 삼동의 긴긴 밤을 부지런히 독서하도록 해라"고 당부한 것처럼 당시에 독서는 과거시험과 직결돼 있었다. 모름지기 과거시험에 합격을 해야 가문을 세울 수 있다는, 어찌 보면 독서에 대한 단순 논리였던 것이다. 지금도 물론 시험용 독서가 없는 것은 아니고, 각종 입사시험에 있어서도 다양한 책읽기가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최근 대기업 입사시험에서는 독서를 많이 해야 답을 낼 수 있는 질문들이 강화되는 추세라고 한다.

우리 대학이 재학생들에게 책을 읽히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으며, 도서관 축제도 그런 일환이다. 도서관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 진행하는 도서관 축제에 모든 학생들을 다 참여시킬 수는 없다. 해마다 참여 학생들이 늘어나도록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해야 하지만, 그에 앞서 교내 구성원들 모두 이 행사에 관심을 가지고 격려의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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