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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기자] 분쟁지역의 속사정을 말하다김영미, 『세계는 왜 싸우는가?』
이수정 기자  |  lsjung@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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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02  14: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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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에서 퓰리처상 사진전이 열렸다. 퓰리처 수상작들의 상당수는 분쟁 혹은 전쟁지역 사람들의 참혹함을 기록한 사진들이었다.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처럼 느껴지는 분쟁지역에 무슨 사연이 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계는 왜 싸우는가?』(김영미, 추수밭)는 분쟁으로 신음하고 있는 지역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있다.

저자인 김영미 PD는 10여 년간 세계 분쟁 지역을 취재했다. 우연히 동티모르 여대생이 내전으로 희생됐다는 기사를 읽고 무작정 동티모르로 떠난 것이 계기였다고 한다. 아들에게 이야기 해주듯 쓴 이 책은 분쟁의 근본적인 원인과 역사를 설명하는 것뿐 아니라 그 속의 아픔까지 담아내고 있다.

무고한 희생… 분노, 복수

   
▲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처럼 느껴지는 분쟁지역에 무슨 사연이 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계는 왜 싸우는가?』(김영미, 추수밭)는 분쟁으로 신음하고 있는 지역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있다.

저자는 아프가니스탄 취재에서 미군이 탈레반으로 오해해 사살한 청년의 장례식을 목격한다. 그의 동생은 복수를 위해 열다섯이란 나이에 탈레반 병사가 되기 위해 떠났다. 파키스탄의 탈레반학교 마드라사는 미군의 폭격으로 고아가 된 아이들이 모여 탈레반을 주축으로 성장하는 곳이다. 이처럼 분쟁은 군사적인 피해로 끝나지 않는다. 많은 민간인이 희생되고, 무고한 희생 뒤에 오는 분노는 복수를 부른다. 저자는 대부분의 분쟁지역이 이런 증오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독립을 원하는 약소국과 소수민족들은 강대국에 의해 식민지가 되거나 지역적인 위치 때문에 졸지에 동네북이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은 독립 후에도 분쟁으로 힘들어한다. 특히 동티모르는 완전한 독립을 할 기회가 왔음에도 자국 내전과 인도네시아의 침략으로 독립이 좌절될 뻔했다. 다행히도 UN의 적극적 지원으로 독립을 이룰 수 있었다. 저자가 취재한 체첸이나 카슈미르, 쿠르드족 등도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

이어 저자는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참전한 이라크전을 언급한다. 당시 전쟁을 주도한 미국이 침략 명분으로 내걸었던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라크전은 미국이 이라크의 석유를 노림과 동시에 자국의 군수 사업을 위해 일으킨 전쟁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저자는 그 속에서 희생당하는 이들의 눈물을 누구도 닦아주지 않는 현실을 호소한다.

마지막으로 민주주의를 유예당한 가난한 나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콜롬비아는 스페인의 식민지였지만 1819년 독립한다. 그러나 콜롬비아는 곧 내분에 휩싸였다. 당시 강대국들은 콜롬비아의 게릴라부대 축출을 명분으로 '플랜 콜롬비아'를 단행해 내분을 증폭시켰다. 실상은 콜롬비아의 석유를 노린 것이었다. 저자는 게릴라, 공산주의 혹은 테러리스트 같은 말 자체가 강대국이 전쟁의 명분으로 사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 저자는 궁극적으로 분쟁 지역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국제 사회의 관심을 통해 세계가 한층 평화롭고 따뜻해지길 지향하며 폭력이 대물림되지 않길 소망한다. <일러스트레이션=이영주 기자>

국제 사회의 관심·공조 필요

책에서 저자는 분쟁이나 내전 중인 지역이 원래부터 혼돈 속에 있었다고 설명하진 않는다. 서양열강들의 식민지 지배 후 분쟁 지역이 된 것이 대부분이다. 강대국들이 자신의 이익을 챙기고 남긴 찌꺼기와 같다. 그들은 임의로 국경선을 그어 민족을 흩어 놨다. 또한 정신적 지배를 통해 식민지 사람들을 내분 속으로 밀어 넣었다. 또한 강대국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분쟁을 부추기기만 할 뿐 책임은 지지 않았다. 이러한 행위는 결국 힘없고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만 초래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해국은 강대국이란 이유만으로 국제사회에서 선(善)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그럴듯한 이유를 대며 전쟁의 당위성을 주장해왔다. 대부분의 나라 또한 그럴듯한 명분에 현혹 되거나 자국의 이익을 위해 침묵하는 것이 현실이다. 책을 읽으면서 독자는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강대국의 입장에서만 세계를 이해하고 있었는지 발견하게 된다.

저자는 궁극적으로 분쟁 지역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국제 사회의 관심을 통해 세계가 한층 평화롭고 따뜻해지길 지향하며 폭력이 대물림되지 않길 소망한다. "우리도 국제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다른 나라의 아픔에 침묵하지 말고 우정과 용기를 보여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바로 인류애야. 이 세상에 인류애가 살아있다면 지구에서 더 이상 분쟁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104쪽) 이는 저자가 아들에게 하고 있는 말인 동시에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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