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取)중진담] 재도전에 배려를 바란다
[취(取)중진담] 재도전에 배려를 바란다
  • 김성환 기자
  • 승인 2015.03.0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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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자

고등학교 성적 또는 수능 성적이 한 사람의 나머지 인생을 결정한다면 이것은 너무나 억울하고 불합리한 구조다. (중략) 이제 대학은 고등학생들이 진학하는 큰 학문의 장소이며, 패자부활전에 출전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제2의, 제3의 인생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기회의 전당이 되어야 한다. 〈동아대학보 제1111호, 2014년 5월 12일〉

2015학년도 신입생부터 적용되는 재수강 제도 변경을 취재하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이 칼럼이었다.

2015학년도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재수강 제도가 발표됐다. 공식 발표 전, 분반 1등을 해도 B+를 받는다는 흉흉한(?)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발표 후 내용은 달랐다. 재학생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데다 거의 변한 것이 없는 개편이었다. 변경된 내용을 살피며 학교가 재학생을 배려했다는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뭔가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재수강으로 조금이라도 평점을 올리려는 학생들의 입장과 학점 인플레이션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학교의 입장 모두 나름의 근거가 있기에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 제도적인 제한을 두지 않아도 학생들 모두 자신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수강신청 철마다 '삼수강', '사수강' 이야기가 농담거리로 오가지만, 현실에는 그런 사례가 거의 없다. '같은 과목을 세 번 네 번씩 듣느라 졸업이 늦어진다'는 개정 취지는 그래서 크게 와 닿지 않는다. 내가 열심히 하려 할 때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들으면 의욕이 없어지는 것처럼, 이번 제도 개정이 꼭 뭔가 하려는 순간 들리는 어머니의 잔소리 같아 괜히 아쉽다.

대학생은 성인이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은 제도에 의해 강제로 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재도전하는 이를 위한 배려가 거의 없는 우리 사회에서 그래도 대학만은 패자부활전의 기회가 늘 있었으면 한다. "과거의 실수를 만회할 기회는 가능한 많은 것이 건강한 사회가 아닌가"라고 말했던 취재원의 말이 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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