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갑과 을'이 아닌, 공동체 사회를 기대한다
[사설] '갑과 을'이 아닌, 공동체 사회를 기대한다
  • 학보편집국
  • 승인 2015.04.0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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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해와 같이 이맘때가 되면 교정은 흐드러지게 핀 벚꽃과 멋쩍지만 즐거운 신입생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듬직한 선배들의 모습으로 가득하다. 아마도 답답한 현실과 불안한 미래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 대학의 낭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인 듯하다. 동아인들이 지금 이 시간을, 그리고 지금 각자의 곁에 있는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며 한 순간 한 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땅콩회항', '라면상무', '백화점 모녀', 'N유업', 그리고 '사자방'. 지난 몇 달 동안 각종 매체의 표지를 장식했던 단어들이다. 사회 계층 간의 이동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지위와 계층에 근거해 다른 이들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업신여기는 행위는 소위 천민자본주의로 일컬어지기도 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본래 계약서에서 상호간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했던 '갑과 을'의 개념은 어느덧 사회적 처지를 대변하는 대명사로 사용되고 있다.

시야를 학내로 돌리면, 물론 우리 동아인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지만 여러 대학에서 드러나는 선후배 간의 위계질서를 빙자한 학내폭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지배하고 업신여기는 행위를 과연 그 개인의 인성 문제로 치부해 버릴 수 있을까.

흔히 우리는 갑의 횡포를 보며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떠올리곤 한다. 아는 바와 같이 이는 '부와 권력, 명예는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행위는 귀족사회 발전을 역사적으로 경험했던 유럽에서의 이야기지, 귀족사회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우리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우리 사회의 경우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한 집단은 부와 권력과는 거리가 멀었던 민초, 민중이었다. 따라서 갑의 횡포를 부린 자와 그들의 행위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지키지 않은 개인의 일탈행위로 받아들이는 것은 적당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사회 전반에서 볼 수 있는 갑의 횡포는 오히려 타인을 존중하고 나와 다른 생각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잊고 살고 있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그 원인일 것이다. 또한 배금주의에 젖은 일부 집단의 잘못된 인식이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사회의 공동구성원으로서의 자신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갑의 횡포는 남의 일이 아니라 곧 나에게도 벌어질 수 있으며 나아가 우리 또한 '갑'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새학기를 저마다 분주하게 보내고 있을 우리 동아인은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사회적 처지에 따라 본인의 능력에 맞추어 사회라는 공동운명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기에, 그 누구도 그 경중을 따질 수 없음은 자명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사회적 지위의 높고 낮음을 사람됨을 평가하는 잣대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는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나'가 아니라 다른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나'로서 자라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은 불가피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쟁을 통해 누군가가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 먼저 가는 사람이 나중에 오는 사람을 끌어주는 방향으로 상생의 경쟁을 만들어 갈 수는 없을까. 이제 그 몫은 우리 사회를 지탱해 가야하는 여러분의 손에 있다.

더불어 1년 전 이맘 때, 무책임한 이들에 의해 희생된 학생들과 그 외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잠시나마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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