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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최강의 창과 방패의 대결메이웨더 vs 파퀴아오
김성환 기자  |  hakbonemo@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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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12  1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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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이승은 기자

지난 3일(한국시간)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매니 파퀴아오의 세기의 대결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쳐졌다. 복싱 불모지 대한민국에서도 특별 생중계를 할 만큼 전 세계적인 화제였다.

복싱 역사상 최고의 대전료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부터 팝스타 저스틴 비버까지 분야도 다양한 세계 유명인의 관심은 덤이다.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 중 하나라는 복싱에서 많은 사람이 특별히 이 두 사람에게 열광한 이유는 무엇일까.

복싱 명문가에서 태어난 메이웨더는 1993년 아마추어로 데뷔해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후 프로로 전향했다. 1998년 WBC(세계복싱평의회) 슈퍼페더급 챔피언이 됐고 2002년 라이트급을 제패했다.

2005년에는 슈퍼라이트급 챔피언이 됐으며 2006년 IBF(국제복싱연맹)의 웰터급 챔피언 자리를 차지했다. 메이웨더는 2007년, 최고의 스타였던 오스카 델 라 호야를 꺾고 WBC 슈퍼웰터급까지 차지하면서 전승으로 5체급 석권을 달성한 단 한명의 선수가 됐다.

2013년엔 떠오르는 신성 사울 알바레즈까지 쓰러뜨리며 은퇴 전까지 그의 상대는 매니 파퀴아오 정도가 남은 상황이었다. 메이웨더의 무패 전적을 끊을 수 있을 유일한 복서라는 파퀴아오에게도 승리한 지금, 그는 무패 복서로 역사에 남을 확률이 높아졌다.

그의 전승 기록은 당대 최강의 복서들을 전부 꺾고 세운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 대단하다. 그는 프로 통산 48전 48승(26KO)의 화려한 전적을 자랑한다.

자만심 가득한 언행과 악동기질로 오해를 받지만 메이웨더는 누구보다 노력하는 천재다. 그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안면이 취약하 다는 약점이 있던 '숄더롤'(어깨로 상대방 펀치를 흘리거나 막고 반격을 노리는 기술)을 무적의 방어술로 완성해 냈다.

어떤 선수도 메이웨더의 숄더롤 만한 기술적 완성도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은 그가 '노력하는 천재'라는 것을 증명한다.

메이웨더는 뛰어난 공격력을 갖췄지만 한 방보다는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고 유효타를 날려 차곡차곡 점수를 올리는 경기 운영을 한다. 이런 경기운영은 라이벌인 파퀴아오의 달려드는 경기 스타일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안티팬들은 이런 그를 화끈하게 시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난한다. 이런 반응에 메이웨더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돈을 내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돈을 낸다"며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여 왔다.

매니 파퀴아오는 엘리트 출신인 메이웨더와 달리 밑바닥에서 복싱을 시작해 명코치 프레디 로치를 만나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1995년 프로 데뷔했으며, 2008년 메이웨더 전 패배 후 재기를 노리던 오스카 델 라 호야를 상대로 충격적인 KO승을 거두며 슈퍼스타가 됐다. 지난 3일 경기 이전까지의 전적은 64전 57승 2무 5패(38KO)였다.

늘 있던 경량급 동양인 챔피언임에도 그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 경량급 아시아인 복서가 중량급으로 체급을 올려가며 8개의 체급을 석권하고 엄청난 대전료를 받는다는, 만화보다 더 만화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일반인도 체중이 3~5kg 변하면 움직임의 변화가 느껴지는데, 20kg의 증량에도 스피드나 파워가 늘어나기만 했다는 점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경기에선 지치지 않는 체력을 기반으로 강력하고 정확한 펀치를 끊임없이 퍼붓는다. 상대방에게 저돌적으로 붙어 기관총을 난사하는 듯한 그의 펀치는 상대의 얼굴을 피투성이로 만들어 왔다.

모국인 필리핀에서는 가수와 영화배우 그리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는 등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필리핀 여행을 가서 파퀴아오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으면 바가지를 쓰지 않는다는 소소한 일화부터 그의 경기날엔 전쟁도 멈춘다는 엄청난 일화까지. 파퀴아오의 인기를 증명하는 이야기는 끝이 없다.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대결 협상은 진행과 무산이 반복됐다. 그러던 2014년 12월, "과거에 기량을 겨룰 기회를 갖지 못해 유감이다"는 메이웨더의 말에 파퀴아오가 화답하며 대결 성사에 대한 기대가 고조됐다. 그리고 지난 2월 20일, 마침내 두 선수의 대결이 5월 3일로 합의됐다.

팬들의 오랜 기다림을 대변하듯, '억'소리 나는 경기가 펼쳐졌다. 가장 저렴한 입장료도 3,500달러(약 380만 원)이고 가장 비싼 좌석의 암표는 20만 달러(약 2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미국에선 집에서 TV로 경기를 보려 해도 우리 돈으로 거의 10만 원을 내야한다.

WBC는 이 경기의 승자를 위해 100만 달러(약 10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에메랄드와 순금으로 구성된 챔피언 벨트를 새로 만들었다. 보통 무료로 진행되는 계체량 측정마저도 유료로 진행되는 등 진정한 '쩐의 전쟁'이 뭔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돈도 돈이지만 이번 대결은 세계 복싱 웰터급 통합챔피언을 결정한다는 상징성이 있었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는 WBA(세계복싱협회), WBC(세계복싱평의회), WBO(세계복싱기구)의 웰터급 챔피언을 나눠 가지고 있다. 이번 대결은 웰터급 한계 체중으로 진행됐으며 승리한 메이웨더는 세계 복싱 웰터급의 통합 챔피언이라는 상징성도 갖게 됐다.

최강의 창과 최강의 방패 이야기, 누구나 한 번쯤은 그 창으로 방패를 찌르면 어떤 일이 생길지 궁금했던 경험이 있다. 이 점이 두 사람의 대결에 세계가 열광했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세기의 대결은 많은 전문가의 예측대로 메이웨더의 승리로 끝이 났다.

파퀴아오의 파상공세를 상대로도 빈틈없는 경기운영을 펼쳐 무패 전설의 마감까지 1경기를 남겨둔 메이웨더와 쉽게 가도 될 길을 끝끝내 도전자의 입장에 서서 도전하고 또 도전한 파퀴아오. 승부는 갈렸어도 모든 이는 두 사람을 훌륭한 창과 방패로 기억할 것이다.

※참고자료
네이버 블로그 『조 타운슬리의 복싱 매거진』
영화 <Manny>, 라이언 무어·레온 가스트,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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