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 구조개혁, '인재양성'에서 출발해야
[사설] 대학 구조개혁, '인재양성'에서 출발해야
  • 학보편집국
  • 승인 2015.05.1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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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 구조개혁 평가 등 각종 평가에서 취업률이 강조되면서 대학의 본질적인 사명과 의무로 상징되는 상아탑의 존재 이유가 퇴화하는 경향이 있다. 대학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대학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전문적인 교육과 학문연구, 그리고 미래사회를 이끌어나갈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학은 새로운 세대의 학생들에게 인성 교육과 함께 미래사회의 특징인 복잡성과 다양성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대학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문학의 퇴조에 대한 우려도 있다. 취업이 어려운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전공들이 통폐합될 가능성과 함께 인문학의 성장을 위협하는 구조조정 방안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문학의 황폐화와 위축이 초래할 사회적 결과는 심각할 수 있다. 인문학의 발전은 인재양성의 초석으로, 국가의 전략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하며 대학 구조개혁이 사회과학과 인문학의 건실한 연구 기반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진나라의 재상이었던 여불위가 인재를 뽑을 때 기준으로 삼았다는 여섯 가지 기준이 있다. 이를 '인재발탁의 육험론(六驗論 )'이라 하는데, 첫째가 낙(樂)이다. 즐겁게 해주고서 그가 즐거움에 얼마나 빠져드는가를 살핀다. 둘째가 희(喜)다. 사람을 기쁘게 하고서 그가 기쁨을 얼마나 자제하는가를 살핀다. 셋째는 고(苦)다. 사람을 괴롭게 하고서 그가 괴로움을 얼마나 참는지를 살핀다. 넷째가 공(恐)이다. 사람을 두렵게 하고서 얼마나 두려움을 나타내는지를 살핀다. 다섯째가 비(悲)다. 사람을 슬프게 하고서 얼마나 슬픔을 삭이는지를 살핀다. 마지막 여섯째는 노(怒)다. 사람을 성나게 해놓고서 얼마나 감정을 다스리는지를 살핀다.

감정과 자극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은 가벼운 사람이어서 인재가 되지 못하고, 쉽사리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자제하는 사람은 맡은 일에 책임을 지는 좋은 인재라 하였다. 인재를 뽑을 때 기준으로 삼았다는 이 여섯 가지는 현재의 기업과 조직 구성원들에게도 필요한 성향과 성격이다.

또한, 인재등용을 위한 세종대왕의 용인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착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면 처음엔 실수도 하지만 더욱 조심히 책무를 완성해나간다. 하지만, 유능하다고 알려진 자들은 처음에는 능숙하게 일을 처리하지만 결국 자기의 사익을 추구하는데 급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종 때 우수한 인재가 유독 많이 배출된 것은 세종의 탁월한 용인술에 기인한다고 본다. 세종대왕은 사람을 쓰는데 있어서 마음이 착한지를 보았고, 열정이 있는가를 보았고, 단점은 덮고 장점을 보고, 이를 최대한 발휘하게 했다. 이런 됨됨이 있는 인성 교육을 위해 기초학문인 인문학의 성장은 꼭 필요한 것이다.

인문학은 기초학문으로서 언어, 문화, 철학, 역사, 심리 등의 기초교육을 받은 후 그 바탕에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융합형 인재양성의 과정으로 인문학의 강조와 함께 취업연계성이 높은 복수전공 이수를 권장해야 한다. '디지털 휴머니티', '지역학', '문화산업' 등의 특성화 주제와 융·복합 전공 개발, 소프트웨어 활용·개발 능력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대학들도 학생들에게 취업과 진로가 중요한 것임을 인식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대학은 고등교육을 통해 미래의 인생 및 진로를 위한 소양과 실력을 길러주는 곳이지 취업전문학원이 아니다. 취업 중심으로 대학을 개편하는 것은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는 대학의 기본 사명과 의무를 훼손시키는 발상이다.

대학은 국가경쟁력의 기본적인 토대다. 대학이 기초학문과 진리 탐구를 중심으로 하는 학문공동체의 성격을 잃게 되면 궁극적으로 국가 경쟁력의 퇴화를 초래할 것이다. 효율성과 능률성만을 강조하는 시장논리에 근거한 대학 구조개혁 방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는 점을 교육부 당국자들은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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