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자각타임] 6월, 아픈 역사를 되새기다
[현실자각타임] 6월, 아픈 역사를 되새기다
  • 김성환 기자
  • 승인 2015.06.01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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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포스터

현충일과 6.25가 있는 6월엔 나라를 지킨 선조들을 한번쯤 생각하게 된다. 전쟁은 냉혹하다.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지며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순국선열들의 전공(戰功)도, 학살도 모두 한국전쟁의 민낯이다. 이 땅이 다시는 우리의 피로 물들지 않게 한국전쟁의 참모습을 돌아보는 것도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과제일 것이다. 특히 국가가 정확히 밝혀주지 않는 학살의 진실을 아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정부가 쉬쉬하던 국민보호선도연맹(이하 보도연맹) 학살사건을 짚은 상업영화라는 의미가 있다.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은 이 영화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과거사정리위원회)의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주인공 진태(장동건 분)와 진석(원빈 분) 형제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징집된다. 형 진태는 공을 세워 동생을 전역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극 중 진태의 약혼녀 영신(故이은주 분)이 보도연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우익단체에 끌려간다. 영신은 쌀을 준다기에 보도연맹에 가입한 것이고, 살기 위해 인민군 간부의 집안일을 해준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끝내 청년단원에게 살해당한다.

2006년 4월 25년 첫 조사를 실시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전후,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부터 권위주의 통치 시절까지 항일독립운동과 민간인 집단학살, 간첩조작, 해외동포 관련 사건 등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때 규명된 사건 중 대표적인 것이 <태극기 휘날리며>에 등장한 보도연맹 사건과 국민방위군 사건 등이다.

보도연맹은 남한 내 공산주의 세력 약화를 위해 '좌익사상에 물든 사람들의 사상을 전향시켜 이들을 보호하고 인도한다'는 취지로 1949년 6월 5일 조직된 반공단체다. 애초의 취지와는 달리 제도가 시행되며 공무원들의 실적주의와 각종 강제수단 때문에 좌익과 관련 없는 사람들까지 가입된 경우가 많았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영신이 쌀 한 바가지에 보도연맹에 가입했다가 안타까운 죽음을 당하는 장면을 통해 보도연맹사건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의 필요로 탄생한 보도연맹이지만, 한국전쟁이 벌어지자 한국 정부는 보도연맹원이 벌일지도 모르는 간첩활동이나 사회불안의 가능성을 두려워하게 된다. 보도연맹원의 배신을 두려워한 대한민국 정부는 인민군에 아직 점령되지 않은 남부 지방의 보도연맹원들을 학살하는 과오를 저지른다. 이후 북진 과정 중에도 국군은 많은 보도연맹원을 학살했다.

당시 정부는 이들을 학살한 것에 대해 단지 공산주의자들이기 때문이라고 얼버무릴 뿐이었고, 몇 번의 진실 규명 노력에도 불구하고 진실은 온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후 참여정부의 과거사정리위원회 활동으로 어느 정도 진실이 규명되고 대통령의 사과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도 억울한 죽음들의 정확한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대한민국을 지킨 호국영령들을 기억해야 하겠지만 우리가 저지른 과오도 되새겨야 다시는 보도연맹 사건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흔히 역사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호국영령을 기리며 동시에 과거의 과오도 반성하는 6월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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