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목] 산도 한 삼태기 흙서 시작된다
[나들목] 산도 한 삼태기 흙서 시작된다
  • 학보편집국
  • 승인 2015.06.0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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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생들과 『논어』를 강독하고 있다. 제9편 「자한」에 '위산일궤'(爲山一 )라는 말이 나온다. '산을 만드는 것은 한 삼태기의 흙에서 시작된다'는 의미다.

내년부터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정년이 60세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청년 실업률이 현재 10% 수준에서 16%로 급증하고, 실제 청년 실업자는 45만 명에서 75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이 줄어드니 청년들의 취업이 그만큼 어려워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제는 대학이 더 이상 학문을 하는 곳이 아니라 취업 준비를 하는 곳으로 변질됐다"고 푸념을 늘어놓아도 세상의 흐름을 거역할 수는 없다. 그러면 취업 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학생들과 상담을 해보면 대개는 4학년 때부터 취업 준비를 하면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취업을 마음먹었다면 남들보다 일찍 대책을 세우는 게 유리하다. 1학년 때부터 전공과 장점, 관심분야 등을 고려해 진로를 몇 가지 설정한 후, 정보를 수집하고 차근차근 공부를 해나가야 한다. 어느 분야에나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할 부분이 영어와 상식, 그리고 독서다.

영어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은 토익학원에 가서 단기간에 점수를 내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진정한 영어 실력을 기를 수 없다. 『징비록』을 쓴 서애 유성룡(1542~1607)은 여러 아들에게 부친 편지에 이렇게 썼다. "요즘 젊은이들은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처럼 다만 효과가 빠른 것만 취하고 빨리 되는 방법만 찾는다.

날마다 자질구레한 글만 찾아다가 훔쳐서 슬쩍 바꿔 시험관의 안목에 들어 합격을 이룬 자가 많다. 하지만 너희처럼 성품이 우둔하고 이름을 다투는 데 능하지 못한 사람이 쉬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 삼태기씩 흙을 쌓아야 산을 이룰 수 있다는 말로, 천천히 노력하여 합격을 도모해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독서는 어떤 분야에 취업을 하든지, 평생 가는 자신만의 자산과 실력이 된다. 조선중기 대사간 등을 지낸 이식(1584~1647)은 아들 연하에게 부친 편지에서 "너희 또한 책 보기를 그만두지 않도록 해라. 이것이야말로 인간 세상의 지극한 맛이니라. 만약 이 맛을 알지 못한다면 장차 세상을 피해 산속에 들어가더라도 근심과 괴로움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라며 평생 독서하기를 당부했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은 지극하게 좋은 맛을 알기에 어떠한 삶이라도 즐거이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조해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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