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대학은 교육의 심화 단계상 최상위인 고등 교육기관이며, 전문적인 교육과 학습, 그리고 연구를 함께 하는 기관으로서 사회봉사를 통해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곳으로 되어 있다.
사회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더라도 교육과 연구를 통한 인재 양성이라는 대학의 본질적인 사명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하지만 그동안 대학 교육에서는 대체적으로 순수 학문을 중시한 탓에 산학협력과 맞춤형 교육을 통해 지역경제와 산업의 동력을 담당하는 실용 인재 배출에는 소홀했다.
아울러 고령화와 학령인구의 감소, 평생학습 요구 증가 등으로 교육 환경에 큰 변화가 있는데,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이에 대한 대응도 시급하다.
일찍이 우리나라 대학들도 이러닝(e-learning), 플립러닝(flipped learning)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 시스템을 도입해 변화를 꾀해 왔다. 이러닝과 플립러닝이 기본적으로는 학내 교육 수요자를 대상으로 도입된 개념이라면, 이제는 시야를 좀 더 넓힐 필요가 있다.
지식과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사람들, 특히 산업체 재직자들은 지식 재충전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게 된다. 이에 따라 평생학습이 확산되면서 교육 수요자는 이제 대학 내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의 교육 수요자는 대학이 제공하는 양질의 강의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는 대학 바깥의 다수 시민이 될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최근 △칸 아카데미(Khan Academy) △코세라(Coursera) △유다시티(Udacity) △에덱스(edX) 등 웹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거대 규모의 공개 온라인 강좌인 '무크(MOOC)'가 확산되고 있다.
MOOC는 학습자의 제한 없이 누구나(Massive), 무료로(Open), 인터넷(Online)을 통해 우수한 대학의 강의(Course)를 수강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개강좌로, 기존의 단방향 학습 동영상을 넘어 질의·응답, 토론, 과제 등을 통해 교수와 수강생 또는 수강생과 수강생 간 양방향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물론 무크가 모든 강의를 담당할 수 없고, ICT기술이 아무리 발전했다고 하더라도 온라인강의의 성격상 교수와 학생 간의 긴밀한 면대면 상호 교류가 제한적이라는 한계점도 있다. 그렇지만 학생 수가 감소하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 대학교도 국제 사회의 많은 대학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MOOC의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재 우리 대학에서 운영 중인 가상대학의 경우 아직은 교육 수요자가 개별 강의의 수강생으로 제한되어 있긴 하지만, 온라인으로 대학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체계가 갖추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 혁신에 진일보하고 있으며 미래사회의 교육 변화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누구나 원하면 무료로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시스템 운영에 이르기까지는 대학당국의 과감한 판단과 결정,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MOOC와 같은 교육 트렌드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미래 교육사회의 변화에 대비하고 새로운 지식 보급 체계의 중심에 서야 한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훌륭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이를 사용하는 교수와 학생(교육 수요자)의 적극적인 관심과 의지가 있어야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우선은 가상대학에 적극적인 열의와 애정을 가지고 교육에 잘 활용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