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옴부즈맨 칼럼 l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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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보편집국
  • 승인 2015.12.07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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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리(국어국문학 2) 독자위원

어제는 캠퍼스를 따라 늘어선 단풍이 노랗게 옷을 갈아입더니 오늘은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어야 할 정도로 제법 날이 차다. 올해 달력이 이제는 한 장밖에 남지 않은데다가, 지난 학보에서도 유쾌하지 못한 소식이 주를 이루고 있어 안타까움이 더했다.

1면에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언론에서도 연이어 보도되고 있는 사안을 1면에서 다룬 것은 탁월했지만 학생들의 반대운동에만 초점이 가 있는 것 같아 아쉬웠다. 현 상황에서 문제되고 있는 것을 정확히 짚어주었더라면 독자의 많은 공감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2면과 3면에서는 '헬조선'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2면 기사는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는 데에 그치고 있어서 "'헬조선'에서 살아남기"라는 표제가 어색하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학자금대출과 취업난 등에 허덕이며 오늘을 견뎌내고 있는 청춘들에게 충분한 관심을 끌었을 법하다.

다음 지면에서 이것을 세대별 시선으로 나누어 기획한 것도 신선한 발상이었다. 다만, 기성세대의 의견도 다양하게 조명했더라면 기사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을 것이다.

4면에서는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소개됐다. 후에 당선될 누군가는 부디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본다.

언론도 학보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사안들을 국가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이라고,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는 뜻을 지닌 맹자의 고사성어가 있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스스로의 노력이 뒤따라야 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하지만, 국민들이 군주의 존재마저 잊은 채 격양가(擊壤歌)를 즐겨 불렀을 정도로 태평성세였다고 일컬어지는 중국의 요순(堯舜)시대에는, 적어도 '항산' 만큼은 보장됐으리라.

이는 비단 국가나 학생회에 당부하는 이야기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언론은 국가와 국민 사이에 존재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가 정책의 진행과정을 투명하게 보도하고, 국민의 요구를 세상에 알리는 것. 이것도 항산을 실현하는 방법의 일환일 것이다. 그러니 우리 대학 언론도 항산이 우선시돼야 함을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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