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취(取)중진담 l 골든 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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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혜민 기자
  • 승인 2015.12.0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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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민 기자

학창시절을 함께한 친구들과 그때의 추억을 꺼내보는 건 몇 번을 반복해도 지겹지 않다. '복고'가 매년 흥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호를 통해 기자도 제대로 '추억팔이' 해봤다.

오늘날 대학생들도 과거 못지않게 역동적인 시대를 살았다. 흑백화면에 통화나 문자만 할 수 있는 휴대전화가 신기했었는데,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로 못하는 게 없으니 말이다.

예전에는 동네마다 레코드 가게가 있었다. 기자가 다니던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도 작은 레코드 가게가 있었는데, 학창시절 좋아하던 '오빠들'의 앨범이 나오는 날이면 수업 내내 레코드가게로 달려갈 생각에 들떠 있곤 했다.

학교가 파하고 레코드 가게로 달려가면 주인아저씨가 유리진열장 뒤에 앉아 있었다. 문을 열어젖히고 "누구누구 앨범 주세요!" 하면 유리진열장을 열어 음반을 꺼내 주었다. 하지만 어느새 동네 작은 레코드가게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오빠들' 음반은 대형 음반매장에서나 살 수 있게 됐다.

가끔 천장이 높은 대형 음반매장보다 낡고 좁은 동네 레코드가게가 눈앞에 어른거린다. 학교가 끝나길 기다렸다 가게로 달려가 문을 열던 그 설렘이 그립기도 하다. 손가락만 까딱하면 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요즘에는 느끼기 힘든 감정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그때가 좋았지"란 넋두리도 이와 비슷한 마음이 아닐까. 단순히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보다는 함께했던 사람들, 들었던 음악들 같은 먼지 쌓인 추억이 그리운 것일 테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고 질주하는 사회가 버거워, 사람들은 과거에 더 열광하는지도 모른다.

영화 <Midnight In Paris>에서 주인공은 1920년대 파리를 동경한다. 이후 그는 마법처럼 1920년대 파리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피카소의 연인 '아드리아나'를 만난 주인공은 자신이 동경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그녀를 부러워한다.

하지만 그녀는 말한다. "재미없어요. 나는 19세기 후반, 골든 에이지로 가서 살고 싶어." 영화처럼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골든 에이지는 있다. 오늘도 지친 하루를 보낸 스스로를 다독여보자. 지금의 지루한 일상도 언젠가는 돌아가고 싶은 찬란한 과거가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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