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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작을 만나다] 두 칼잡이 이야기
조은진  |  cej_95@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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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07  13: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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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칼잡이 이야기

조선시대의 적자와 서자는 다른 대우를 받았다. 서자로 태어난 홍길동은 아버지에게 아버지라 부르지 못 하고, 형에게 형이라 부르지 못 했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도 호부호형하지 못 하는 서자 견자(한견주)가 등장한다.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감독 이준익)은 박흥용 작가의 동명 만화 원작을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두 작품의 주인공은 견자(백성현 분), 황정학(황정민 분), 이몽학(차승원 분), 백지(한지혜 분)로 같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인물 관계가 바뀌어 원작과는 또 다른 스토리가 전개된다.

 황정학을 만나기 전, 견자는 열등감 때문에 의미없는 삶을 살았다. 황정학을 만난 후에는 그에게 배운 무술과 인내심으로 성장하고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댕기머리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날렸다. 원작은 견자가 어떤 수련을 통해 칼잡이가 되고 자신의 열등감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었는지 찬찬히 이야기한다. 견자는 갑자기 사라진 황정학을 찾기 위해 이장각의 도적 단체를 찾아간다. 그때 도적 단체 중 한 명이 "민심은 관리를 혼내주는 도적의 편이다"라고 말한다. 이 말에서 그 당시 관리들의 비리가 심해 백성들의 생활이 힘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원작은 그 시대에 살기 힘들었던 백성들의 상황을 견자의 생활 속에 녹여 풀어낸다.

 원작에서 이몽학은 자신을 질투하는 견자의 꿈속에 몇 번 나올 뿐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후에 무술에 통달한 견자에게 함께 반란을 일으키자고 찾아오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영화는 그 당시 상황에 불만을 품은 이몽학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래서 동인과 서인이 다투는 모습과 그들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하는 선조의 모습은 영화 속에서 더 잘 드러난다. 이몽학의 반란은 이런 정치에 대한 불만과 권력을 잡고 싶은 야심, 서자라는 열등감이 합쳐진 것이라 볼 수 있다.

 견자는 뛰어난 칼솜씨를 가졌지만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혼란스러워한다. 이에 황정학은 "광대가 가면 뒤에 숨어 자유로운 것처럼 너도 네 칼 뒤에 숨어서 자유로워라. 그것이 칼의 용도다"라며 '칼 뒤에 숨는다'고 한다. 원작에서 임팩트 있었던 이 대사를 영화에도 끌어왔다. 하지만 인물들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왜 그런 삶을 사는지, 결말까지 오는 와중에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설명이 부족하다. 만화책 세 편을 111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서 풀어내기 위해 내용을 생략하고 각색했을 것이다. 갈등을 주로 다루는 영화에서 견자의 성장 단계에 초점을 맞추기란 힘들었을 것이다. 대신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혼란스러웠던 시대를 잘 보여준다. 관료들이 임진왜란으로 피난을 간 후 황폐해진 궁을 바라보는 이몽학의 허망한 표정처럼 말이다.

 이준익 감독은 전작 <황산벌>, <왕의 남자>와 같이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도 권력에 회의적이며, 권력다툼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동인과 서인은 당파적 이익만 추구하면서 싸우기만 한다. 원작은 일반 백성의 이야기를 그렸지만, 영화는 동인과 서인의 당파싸움과 무능한 선조를 통해 지배층을 풍자한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그 당시 정치인들의 부정부패를 지금의 정치인들 모습과 연결시켜 볼 수 있다. 2010년 5월 13일 국회의사당 내 의원회관에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상영회가 열렸다. 제작사 측은 "현실 정치를 날카롭게 비판한 장면들을 직접 보는 국회의원들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보도 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준익 감독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라며 "옛날 이야기를 가지고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다시 바라보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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