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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배척과 공존사이
김보미  |  spr632@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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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07  13: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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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서울대에서 국내 첫 동성애자 총학생회장이 탄생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그녀는 "서울대가 구성원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긍정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출마 이유를 밝혔다. 대부분의 동성애자들은 단지 그들 사회만을 존중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공존과 화합을 바란다. 동성애는 다양성을 의미하는 '무지개(Rainbow)'라는 하나의 상징어로 대변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기독교 대학을 중심으로 동성애에 반대하는 모임이 늘어나며 반(反) 동성애 운동도 커지고 있다. 일부 기독교인은 동성애는 치유될 수 있다며 탈동성애를 권유한다. 그들은 왜 동성애를 반대할까. 동성애를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를 단지 그들의 주장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선천적 성향 VS. 후천적 학습

 지난해 6월 서울시청 앞 광장은 반으로 나뉘었다. 폴리스 라인을 경계로 서울광장 안은 퀴어문화축제, 밖은 이를 규탄하는 기독교단체 모임이 열렸다. 퀴어문화축제는 2000년 처음 시작해 2015년 16회를 맞았다. 행사는 매년 6월에서 9월 사이 서울에서 열리며 국내 동성애 관련 축제 중 가장 큰 규모다. 처음 시작은 연세대에서 2,000명 정도였으나 해가 갈수록 그 인원이 증가해 이제는 3만여 명에 달한다. 행사가 열리는 장소는 점차 도시 중심부로 이동하며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동성애자의 입지가 커지는 것을 반대하는 일부 기독교 단체의 움직임 또한 이제는 그 규모를 무시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이들 단체는 2014년 퀴어퍼레이드 당시 행사 차량 앞에 드러누워 반대구호를 외치는 등의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에는 한발 앞서 행사 자체를 봉쇄하려고 했다. 퍼레이드 장소에 집회 신고를 선점하며 퀴어문화축제의 거리 행진이 금지 통고를 받게 한 것이다. 이에 퀴어문화축제 측은 진행경로를 바꾸며 퍼레이드는 계획대로 진행했으나, 행사 중에도 야유와 비난을 보내는 반대 단체들의 방해는 계속됐다. 같은 해 제7회를 맞이한 대구 퀴어문화축제도 다르지 않았다. 심한 경우 인분을 던지는 사람도 있었다.
 

동성애 혹은 동성애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와 차별을 '호모포비아'라고 한다. 이성애자들만 동성애를 혐오하는 것은 아니다. 동성애자 중 일부는 스스로 호모포비아가 되기도 한다. 이성을 사랑하는 것을 당연하게 교육하는 사회에서 동성애자인 자신이 비정상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다. 동성애 혐오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동성애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일종의 질병, 전염병, 정신병 등으로 생각하는 데 있다.

 

성적 지향,  정신병으로 분류하지 않아

 우리 사회 속에서 동성애에 대한 편견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그 예로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 중 일부는 동성을 사랑하는 것은 바이러스와도 같다고 생각한다. 감기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처럼 동성애를 소재로 다룬 방송을 본 아이들이 영향을 받아 동성애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동성애는 치료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질병에 걸리면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처럼, 동성을 사랑하는 것을 '성적 지향 전환치료'를 통해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동성애 치료라고도 불리는 성적 지향 전환치료는 개인의 성적지향을 동성애나 양성애에서 이성애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는 치료법이다. 그 치료방법은 환자에게 동성애 관련 매체를 보여줄 때마다 손 또는 성기에 전기 충격을 가하거나 불쾌한 약물을 투여하는 등의 혐오 요법과 자위 억제, 단체기도·토론, 정신 분석 상담 등을 포함한다.
 

전환치료는 △자기혐오 △가족 및 친구·연인관계의 파탄 △사회성 위축 △성기능 장애 △우울증 △무기력증 △약물남용 등의 부작용이 있으며 심한 경우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이런 위험성은 미성년자에게 더 크게 나타나며 부모에게 거부 받은 동성애자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자살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주요 전문 정신의학 기관들은 이런 치료행위에 어떤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한다. 또 동성애는 정신장애가 아님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미국 정신의학회는 1973년 공식 진단 매뉴얼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2판(DSM II)』에서 동성애와 관련된 내용을 삭제했으며 성명문을 통해 모든 동성애적 행위를 처벌하는 법을 폐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신이 금지한 사랑인가,
인간이 금지한 사랑인가

 전환치료의 주요 지지자들은 일부 보수주의 기독교단체다. 그중 일부는 신앙의 힘으로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외국 종교단체의 경우, 아동보호관련법이 부족한 제3국에서 전환치료캠프를 운영하며 신체적·정신적 학대를 하기도 했다. 이런 치료행위는 성경을 근거로 한다.
 

동성애 반대에 주로 사용되는 성경 구절은 창세기 19:1-11(소돔과 고모라)과 레위기 18:22, 20:13이다. 그 중 △창세기는 롯과 두 천사의 이야기로, 24-25절에 따르면 두 마을 '소돔'과 '고모라'는 멸망한다. 롯의 집에 아름다운 남성의 모습을 한 두 천사가 있는 것을 안 소돔의 백성들이 찾아와 두 천사를 "상관하리라(yadha)" 하며 내놓으라 했기 때문이다. 이때 '상관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히브리 단어 '야다(yadha)'는 육체관계를 가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레위기의 경우 "누구든지 여인과 동침하듯 남자와 동침하면 둘 다 가증한 일을 행함인즉 반드시 죽일지니 자기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 (레위기 20:13)"는 구절이 있다.
 

이 외에도 △신명기 △열왕기상 △욥 △고린도 전서 등의 성경구절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신은 동성애를 금지하고 있다고 기독교단체들은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 '길찾는교회' 등이 등장하며 일부 목사와 신자들이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한 것은 동성애가 아닌 '이방인에 대한 냉대'였다고 말하고 있으며, 레위기의 정결법은 유대인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말한다. 성공회 길찾는교회 민김종훈(세례명 자캐오) 신부는 "남성 가부장제 중심의 역사적·사회문화적 배경을 가진 때 쓰인 성서 구절이나 왕정제 배경을 가진 성서 구절을 그 배경이나 한계에 대한 이해 없이 지금 우리의 삶에 그대로 가져오면 다양한 한계와 오류를 반복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또한 신앙의 힘으로 이성애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그렇다면 신앙의 힘으로 이성애자가 동성애자가 될 수 있는가? 그건 마치 신앙의 힘으로 흑인이 백인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성애자, 역차별 당하고 있다"
대학가 반 동성애 단체 생겨

 동성애 관련 논란은 다른 어떤 곳보다 대학가에서 두드러진다. 기독교 대학을 중심으로 생성되고 있는 반 동성애 단체가 바로 그 예다. 1월 25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고신대 반 동성애부 트위터 계정 관리자는 "동성애자들의 역차별로부터 이성애자들을 지키는 것이 활동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반 동성애부 트위터 계정은 고신대 외에도 △한세대 △서울신학대 △신안산대 △전주대/전주비전대 등이 생성되어 활동 중이다.
 

이들 반 동성애부 트위터 계정은 일부 학생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생성된 비공식 동아리다. 운영자는 프로필을 통해 "반 동성애부 트위터 계정은 대학이나 학생회의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다. 공식 동아리로 인정되는 것을 목표로 인원을 늘리기 위한 노력도 한다.
 트위터에는 "대학교에는 성소수자만 있는 게 아닙니다. 반 동성애자들도 있습니다. 소수의 인권을 위해 왜 다수가 피해를 봐야 합니까",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흡연권과 혐연권 중에서는 혐연권이 우선시됩니다. 즉 주변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낀다면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정상인데 동성애는 왜 동성애자들의 사랑과 기독교인의 신념 중 동성애자들의 사랑만 우선시하며 기독교인들의 거부감은 존중 안 합니까?"라는 글을 올려 자신들의 신념을 얘기한다. 또한 동성애 반대 운동의 상징으로 무지개를 뒤집은 모양의 '역무지개'를 내세우고 있다.
 

이와 같은 반 동성애 움직임은 온라인에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오프라인에서도 발생했다. 지난 1월 22일, 중앙대 근처 한 카페에서 반 동성애 내용을 담은 영화 <나는 더 이상 게이가 아닙니다>의 시사회가 열렸다. 영화는 김광진 감독이 제작한 1시간 9분가량의 영상으로 유튜브사이트를 통해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 영화의 내용은 동성애를 치료 가능한 것으로 묘사하며 성적 지향 전환치료를 권유한다.
 

당시 카페 운영자는 사전에 페이스북 페이지에 "레인보우피쉬 멤버들의 참석도 환영합니다"며 중앙대 성소수자 동아리 멤버들을 영화 시사회에 초대하는 글을 남겼다. 이에 레인보우피쉬 멤버들은 성명문을 통해 이 카페를 보이콧(불매운동)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성소수자 단체의 실력행사 혹은 갑질이라는 말이 나오며 성소수자 동아리에 대한 비난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우리 대학 조재현(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들의 사상 또한 표현의 자유이기 때문에 반 동성애 단체를 만들거나 반 동성애 운동을 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상대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며 "자신과 동등한 시각에서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고 자신과 다르다고 비정상적이라는 생각은 버려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거나 비난·비방하는 것을 지양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의견을 올바르게 표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참고자료〉
1.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 〈너, 나, 우리 '랑'〉, '미국정신의학회와 미국심리학회가 말하는 동성애와 동성애 치료', 수환(모리)작성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운영위원), 2013년 09월 05일 (http://lgbtpride.tistory.com/634)
2. 의학 정보 사이트 NGC (National Guide
line Clearinghouse)

                                                                      〈글 = 김보미 기자〉
                                                                      〈일러스트레이션 = 전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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